‘졸속회의’라고 비난받았던 ‘2005 중고연맹 정기 대의원총회’가 다시 열린다.

“일을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중고연맹 집행부에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며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9일, 한국중고태권도연맹(회장 김충렬)이 오는 23일 서울 리라컴퓨터고등학교에서 대의원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열렸던 대의원총회는 없었던 일이 되고 완전히 새로운 총회가 열리는 셈이다. 

중고연맹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총회가 절차상 잘못됐다는 주변의 여론을 의식해서 이뤄진 것으로 다수의 태권도인들은 해석하고 있다. 

지난번 총회에서 중고연맹 집행부는 감사 선임과 관련해 회의 진행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현 감사의 사의표명도 듣지 않은 채 감사 선출에 관련된 규정을 정하고, 새로운 감사를 선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고연맹의 현 감사인 장권 한국체대 교수는 총회 당일 학교 공무로 인해 해외출장을 간 상태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장 감사는 그동안 작성해 온 감사보고서를 지난달 31일 중고연맹에 제출하고 출장을 떠났다. 문제는 그가 없는 상황에서 그 대신 다른 감사가 선출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앞서 지금까지 중고연맹 규약에 없던 감사선출과 관련된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박종식 전무이사는 총회 직후 “아직까지 규약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라 새롭게 마련했다”며 “일을 이렇게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없는 내용을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장 감사는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는데 사전에 당사자 얘기도 안 듣고 그렇게 했다는 건 말도 안 돼는 얘기”라며 “미리 계획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 감사는 “내가 알기론 중고연맹 역사상 감사가 나처럼 집행부의 실책을 지적 한 적이 없었다”며 “싫은 소리를 하는 감사라 의도적으로 밀어내려는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

감사 선출과 관련해 “지난 회의에서 신설된 조항 중에 감사의 자격조건을 중고연맹 회원에만 국한 시킨 것도 잘못”이라며 “감사는 중고연맹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감독만 잘 하면 되지 꼭 연맹회원이라야 된다는 규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무는 “회의 절차를 잘 몰라 총회에서 감사선출 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사전에 김충렬 회장과 논의한 후에 회원들에게 물어보고 결정키로 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 회장은 중고연맹 회원들에게 의사를 물었고, 회원들이 감사선출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는데 찬성, 새 규약이 신설되면 즉시 효력이 나타나므로 새 감사를 선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박 전무의 설명이다.

한 태권도인은 “이는 집행부의 큰 실수”라며 “집행부가 너무 원칙을 모른 채 일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다른 협회 및 연맹체의 관계자들도 “한 번 열렸던 대의원 총회를 다시 개최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총회 재 최에 대해 의아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은경 기자
• kekis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