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심장부 철원은 철새의 도래지나 아름다운 자연으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철원군 철원읍에 자리잡은 철원중ㆍ고 태권도부는 수려한 자연의 정기를 머금고 명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태권도부 창단 이래 김재권(45) 감독이 계속해서 이끌어 왔고 이종호 코치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감독은 철원이 고향이다. 중학교까지를 철원에서 나왔고, 태권도 때문에 타 도시의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됐다. 인천시와 강원도 대표로 선수생활을 보냈고,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심판과 국제심판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수구초심, 그는 결국 고향인 철원으로 돌아와 후배 양성에 10여 년째 힘을 쏟고 있다.

철원은 인구가 작은 곳이다. 철원중ㆍ고 태권도부 이외에 철원여중 선수들도 교내에 따로 태권도부가 없어서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 초등학교 태권도부인 동송초등교 어린 선수들도 함께 훈련하고 있다.

현재 철원의 태권도 선수는 고등부 13명, 중등부 10명, 초등부 24명. 금년 전국대회에서 고등부가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하나씩, 동메달 두 개를 땄고, 또 소년체전에서는 중등부가 금 하나 은 세 개를, 초등부는 은메달 하나를 각각 획득했다. 선수 숫자를 감안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2006년 소년체전에서는 초등부와 중등부가 각각 금메달을 하나씩 획득하며 강원도의 종합우승에 한몫 단단히 했다.

이렇게 철원의 태권도가 성장하는 데에 기반이 된 것이 바로 태권도전용체육관. 철원군과 도교육청이 철원중고등학교 태권도 육성에 힘을 모아 총 7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2006년 교내에 건립했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무려 5년 동안 군과 도교육청 관계자들을 만나서 그 필요성을 설명한 것이다. 그런 노력을 알고는 학생들도 군과 도교육청에 편지를 쓰는 등 적극적으로 성원을 보냈다.

철원에서는 난방이 되지 않는 대형체육관에서의 겨울 훈련이 학생들을 많이 힘들게 한다. 훈련으로 흘린 땀이 추위에 도로 얼고 각종 부상이 다반사여서 사실상 태권도 훈련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현재는 전용체육관에 기숙 시설도 있어서 선수들이 태권도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김 감독은 지금 수준에 멈추지 않고 태권도를 철원의 대표 스포츠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철원중ㆍ고교는 현재 철원 태권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부임한 최대위 교장선생은 태권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부임과 동시에 태권도부 학생들의 신상을 줄줄 외울 정도다.

전용체육관에 훌륭한 지도자와 따듯한 교장선생님까지 모신 철원중고교 태권도부가 김 감독의 꿈을 이루어 줄 날이 기대된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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