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대한태권도협회가 조사한 도장현황 분석에 의하면 2년 이상 태권도를 수련한 장기 수련자의 비율이 2년 이하의 수련경력을 가진 수련자와 비교해 월등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기 수련자는 전체에서 83%를 차지하는 반면, 장기 수련자는 17%밖에 안 됩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전국의 수련생들 중 83%가 2년 이내에 수련을 중단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도장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수련기간의 장기화를 유도하는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부분의 수련생들이 2품단 취득 후 3품단을 취득하는 최단기간이 2년 정도라고 볼 때 수련자가 3품단까지 취득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의 도장 교육제도를 개선하고 3품단 이상의 고품단자에게 특전을 부여하거나 자부심을 심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KTA는 장기 수련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학점이수제를 도입해 심사제도에 반영하는 방법, 장기 수련자들 중 우수자에 대해 별도의 특별교육 및 연수의 기회를 주는 방법, 저품단자와 고품단자의 도복 차별화 방법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협회가 제도적인 측면에서 구상한 것입니다. 큰 틀과 방향만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좀더 구체적인 구상은 각 일선도장의 몫입니다. 특히 직접 수련생과 부딪히는 일선 도장의 지도자들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지도자들은 수련생들이 장기적으로 도장에서 수련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껏 막연하게 태권도를 알리는 것에만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수련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심리를 파악하여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지도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수련생들에게 태권도를 지속적으로 수련하고 싶은 동기를 유발해 내야 합니다. 태권도 수련이 반복적인 동작을 요구하다 보니 수련생들에게 자칫 호기심보다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발차기를 할 때 그냥 허공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트나, 풍선 등을 목표물로 정해놓고 차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엇보다 수련생들을 도장에 오래 남게 하기 위해서는 무도인이란 긍지를 그들에게 심어주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최근 도장이 초등학생들 위주의 분위기로 가다 보니까 자칫 놀이문화의 한 형태로 여겨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태권도는 기술과 함께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사실을 수련생에게 진심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은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지도자가 나서 예의, 인내, 불굴, 염치, 극기 등 태권도를 대표하는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수련생에게 전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도장 수련생들에게 ‘우리도장=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란 의식을 심어줍시다. 도장 활성화의 지름길은 일선도장이 장기 수련생을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김은경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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