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탐방] 전주 한얼태권도장

박성진 기자
승인 2008.07.10 19:04
호수 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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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지역별, 관(館)별 태권도장의 특징이 거의 사라졌다. 태권도가 통합되고 하나가 되어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온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과거의 한때가 그립기도 하다. 예전에는 어느 관 하면 옆차기가 좋았고, 어느 관 하면 자세가 좋았으며, 어느 관 하면 겨루기가 특히 강하다는 등의 말이 있었다. 각각의 관이나 도장별로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에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이번에 기자가 찾은 도장은 전북 전주에 있는 한얼태권도장이다.

전주는 과거에 비해 도시의 규모나 인구의 증가에서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은 도시다. 그 만큼 한국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의 발전이 더디다는 점에서 전주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수도 있다.

지금부터 약 40여 년 전,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지역은 태권도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겨루기가 강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대다수가 이 지역 출신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전통을 이은 것인지, 지금도 전주에는 태권도장이 많다. 한얼태권도장 건물 앞에 도착하니, 한 건물 건너에 태권도장이 하나 더 있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못지않게 이 지역도 태권도장이 많은 모양이다.

곽재영 관장

한얼태권도장 곽재영(33) 관장은 전북 진안이 고향이다. 전북체고에 진학하면서 전주에 올라왔다. 그 이후로 계속 전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범생활을 거쳐 2003년 전주 효자동에 도장을 열었다. 기존 도장을 인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원 수 1명에서 시작했다. 만 5년이 된 현재는 관원 수가 100명을 훌쩍 넘겼다.

“항상 잘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꾸준히 관원수가 늘기는 했지만 게으름을 조금 피웠다싶으면 바로 그 결과가 나타나더군요.”

곽 관장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한얼도장의 특징은 여자 수련생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 도장은 전체의 35% 정도가 여자아이들입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자칫하면 남자아이들에게 치여서 오래 도장을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이 중심이 되는 아이입니다. 도장생활에서 리더역할을 하는 아이지요. 이런 아이들이 또래를 잘 이끌도록 도와주면 새로 도장에 온 여자아이들도 도장에 잘 적응해서 오래 도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권도장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은 누구보다 관장들이 느끼고 있는 점이다.

“예전에 우리가 태권도를 배울 때하고는 많이 다르지요. 그때야 태권도만 잘 가르치면 태권도장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요. 옛날식 정통태권도를 가르쳐달라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소수지요.”

태권도는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곽 관장은 요즘 아이들이 예전의 아이들에 비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야외 놀이활동이다.

“주말을 이용해서 근교의 냇가 등을 찾아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들에서 뛰어 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요. 음식도 준비해서 나눠먹으면서요. 닭백숙을 해먹기도 합니다.”

서울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전주도 시내에서는 예전과 같은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예전 아이들이 요즘 아이들에 비해 조금은 더 행복한지 모르겠다.

곽재영 관장이 수련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앞으로의 도장환경도 많이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신상태가 중요합니다. 항상 긴장을 하고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처음부터 덜 열심히 했다면 표가 잘 안나는데, 열심히 하다가 게으름을 피우면 금방 표가 나지요. 열심히 하면 주변에서 반드시 알게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말 또한 곽 관장의 체험에서 나온 말이다. 효자동 도장에 이어 송천동에 두번째 도장을 낸 곽 관장. 열심히 하는 관장이라는 소문이 동료선후배는 물론 주변 학부모들에게까지 퍼졌으니 그 소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곽 관장은 앞으로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 그 결과는 당연히 곽 관장이 누구보다도 먼저 알게 될 것이다.

박성진 기자 kaku6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