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08세계태권도한마당이 어떻게 치러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1992년 태권도한마당이 개최된 이후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최초로 열리기 때문에 개최일이 다가올수록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기원은 지난해 연말, 논란 끝에 태권도한마당 유치권을 미국태권도연맹(USTF)에 주고 준비에 만전을 기해 왔다. 한 달 전에 영어에 능통한 사무처 직원을 현지에 파견해 현장을 점검하고 최근에는 2명의 직원을 더 파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USTF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조직위도 참가자를 늘리고 행사 내용을 다채롭게 준비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태권도인들은 이번 한마당이 잘 치러질 수 있을지 적잖이 걱정하고 있다. 태권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이 행사가 자칫 준비 과정에서 국기원과 조직위 간의 불협화음과 예산 부족으로 인한 행사의 졸속 추진, 그리고 예상한 것보다 참가자들이 적어 2류 국제행사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런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한마당에 3억 3천만 원을 지원하는 국기원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막식 행사에 국기원시범단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또 어수선한 국기원 내부 상황에 따라 원장과 사무처장 등 핵심 임직원들마저 불참해 이번 한마당이 갖는 상징과 가치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비싼 항공료와 체재비, 종목 출전비 등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서 국내외 태권도인들이 얼마나 참가할 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9일 현재, 국기원은 국내 태권도인들이 얼마나 참가할 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왕복 비행기 값만 해도 200-250만 원이 든다. 각 종목에 참가하려면 별도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며 “몇 명이 참가할 지 파악이 안 된다”고 했다.

조직위 측도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 LA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대학생들의 참가를 유도하고 있지만 국내 참가자가 300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조직위 측은 미국 전역에서 3천여 명, 한국을 제외한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500여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예산도 문제다. 한마당을 원활하게 치르기 위해선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는데, 실정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조직위 측은 참가비로 4억 원을 확보해 지출되는 예산을 충당할 것이라고 하는데, 만약 참가자가 예상을 밑돌면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를 걸었던 삼성과 LG 등 대기업도 선뜻 후원사로 나서지 않아 조직위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참가비와 후원비 등으로 6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려고 했던 조직위 측의 계산이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직위 측은 지난달 중순, 맞춤형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한마당이 열리는 기간에 미국 현지의 각 학교와 관청, 도서관 등에 태권도 홍보 영상물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며, 국기원에 각각 1억 원 씩을 부담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은 추가 비용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았다며 1억 원 중 8천만 원만 지원했다.

이번 한마당은 태권도의 가치를 창출하고 국기원의 위상을 드높이며, 미국 사회에 태권도의 뿌리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취지 속에서 추진됐다.

과연 이번 한마당이 끝난 후 이런 취지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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