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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무도인들의 분발과 각성이 필요하다
  • 이경명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 승인 2008.06.30 13:27
  • 호수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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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에는 반드시 성인들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삶의 자세를 보고 그 교육적 가치를 체득하는 것이다. 어린이들만 있는 도장은 도장이 아니라 학원”이라고 갈파한 도올 김용옥은 지난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무예포럼이 주최한 제1회 공개토론회에서〈21세기 한국무예론〉은 무(武)와 문(文), 예(藝)와 도(道)의 정의와 유래, 그리고 가치관의 방향을 제시하고 “무도는 교육의 근본이며 국민건강의 원천이며 산업동력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도장(道場)은 무도의 교육의 장이다. 모든 도장은 수도인에게 절제와 중용을 가르침으로써 국민건강을 진흥시키는 교육의 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회의 어느 교육기관보다도 더 중요한 국민교육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도올은 그의 특유한 열띤 언변과 몸짓으로 한 시간 동안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무예인과 무예, 무도를 정부 주도로 이끌고자 하는 시책과 관련해 신랄한 비판을 하였다. 그의 발제는 대저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될 듯하다.

첫째, 무(武)란 문(文)과 대비되어 일컬어지는 말로써 문이 무였고, 무가 문이었다. 인류문명사를 전관(全觀)해볼 때 문보다는 무가 더 근원적인 인간실존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무는 술과 도의 두 측면을 가지고 있다. 술(術)과 예(藝)는 전적으로 동일한 개념이기에 무술과 무예는 완벽하게 동일한 의미체이다. 이에 반해 무도(武道)는 문과 무를 통합하는 것이라는 입장이고 무도의 근본은 중용(中庸)에 있다.

둘째, 사범(師範)의 절대적 권위는 단증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인격의 도덕성에 의하여 확립되는 것이다. 그 도덕성의 핵심이 절제인데, 절제의 수련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 사범이 될 수 없다며 인간의 도덕은 저절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몸의 기나긴 수련을 통하여 달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도장은 사범들의 도덕성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

셋째, 무술은 전통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미래이다. 우리나라의 무술계의 가장 큰 비극은 탁월한 개인이 원조(元祖)를 주장하거나, 혹은 어떠한 무술을 독점하려 함으로써 고수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때문에 원조의식, 독점의식, 전통의식을 모두 버려야 한다. 무술(武術)은 결코 창시(創始)되지 않는다. 그것은 전승되고 변형되고 재구성될 뿐이다.

넷째, 전통무예진흥법은 모든 무술의 개방적 참여를 전제로 해야 하지만, 고도의 통합원리를 제시함으로써 파벌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 장난”이 되지 말아야 하며, 구원과 미래를 위한 학술연구기관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태권도 공원”이란 넌센스라고 빗대며. 도올은 그것보다는 세계의 태권도인들에게 정신적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권위 있는 대학원대학을 핵으로 하는 국제적 무술의 학문센터가 시급하기에 전통무예진흥법이 “태권도 공원”과 같은 넌센스를 위한 법률이 되지 않기를 갈망, 갈구하였다.

그는 더 나아가 “우선 무예는 경기나 스포츠 개념으로 인식되어서는 아니 된다. 경기나 스포츠는 반드시 세속적 상(prize)을 전제로 하며, 그 상은 상업적 이권과 결탁되어 있다. 무예가 상업이 되면 파멸한다. 무예는 오로지 무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전통무예진흥법은 경기나 스포츠를 지향하는 무예를 진흥하는 법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태권도가 경기태권이 되고 올림픽종목이 되면서 무도로서의 정신은 대부분 상실되었다. 그렇다고 현금의 경기태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고 조심스레 표현하고 있다.

정부주도로 나가게 될 무예, 무도의 지향성을 상정해볼 때 무예, 무도인들의 분발과 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할 것이다. 이 같은 대전제아래 도올은 전통무예진흥법을 화두로 삼아 “현금의 파벌이 난립한 상황에서는 파벌 단위의 어떤 사업을 벌려도 그것은 패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파벌이 관계없는 보편적 연구밖에는 딴 도리가 없는 것이다.”

태권도계에도 반성의 여지가 결코 없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는 두 가지 측면의 국제기구가 있는 데, 그것은 경기태권도의 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무도연구기관인 국기원(KKW)이다. 경기와 무도의 절묘한 병행과 화합을 창출해낼 수 있는 지혜가 태권도인 스스로의 중지(衆智)로 주도(主導)되는 장(場)은 요원한 것일까.

이경명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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