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가 8월 8일부터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개최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선출할 IOC 위원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권도 발전과 WTF 위상강화를 위해 IOC 위원에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했던 터다. 조 총재가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필자의 심정은 참으로 씁쓸하다.

왜 조 총재가 IOC위원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못했을까.

조 총재는 WTF 총재에 선출되면서부터 IOC 위원을 목표로 스포츠어코드를 서울에 유치하고 IOC 위원들을 접촉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정작 태권도계를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다. 바로 IOC 위원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인 듯하다.

조 총재가 도전한 IOC 위원은 국제스포츠기구 수장 몫이다. 즉 조 총재가 WTF 총재이기 때문에 IOC 위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IOC는 조 총재가 임기동안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를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인정받음과 동시에 국제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런데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미미하다고 판단해 IOC 위원 최종후보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 총재는 “WTF를 국제기구에 걸맞게 발전시키겠다며 총재에 출마해 WTF 본부 신축, 태권도사관학교 설립을 약속했고,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태권도 교과과정 채택 등 굵직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단 하나도 지켜낸 게 없다.

게다가 총재단 간의 끊임없는 불화로 갈등이 심화됐고, 납득할 수 없는 명분으로 직원을 해고해 소송사건으로 확산됐으며 태권도의 이미지는 세계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양진석 사무총장이 낫 인드라파나 IOC 위원 겸 WTF 부총재에게 건넨 ‘돈 봉투 사건’도 IOC가 부정한 시도로 인정했다. 모두가 최악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조 총재는 IOC 위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접지 않았다. 그렇지만 결국 최종후보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불명예만 고스란히 안게 됐다.

태권도인들은 WTF 사태를 총체적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더불어 태권도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조 총재 취임 이후 WTF는 대부분의 세월을 소송과 상벌위원회 개최로 허송했다. 아직도 직원 해고와 관련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길게는 2년이 걸린다. 최소한 2년 동안 WTF는 소송 중이다.   

직원 해고와 관련해서도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고된 직원에게 뇌물을 주고 심판 선임을 청탁했다는 심판에게는 왜 그에 해당하는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뇌물을 제공한 사람도 당연히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WTF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당사자를 용서하고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WTF는 신뢰성을 잃게 된다. 모든 태권도인들에게 공평하게 상벌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문제가 더해져 WTF는 물론 태권도 이미지의 추락이 조 총재가 IOC 위원 최종후보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라는 것을 부인할 태권도인들은 거의 없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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