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꽃 망울이 봄의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교정. 여대생들이 태권도 수련을 위해 도복을 산뜻하게 차려입고 나섰다.

봄비가 촉촉이 내린 지난 16일 오후, 이화여대 태권도동아리 ‘이화태권’ 부원들은 궂은 날씨에도 수련을 하기 위해 학생문화관을 나서 옆 건물에 있는 레크레이션홀로 이동하던 중 봄이 오는 길목에 부드러운 숨결을 토해내기 시작한 개나리 담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화태권’은 국내 최초의 여성태권도 동아리로 1975년 창단됐다. 초창기에는 이 학교 체육대학 동아리로 시작, 1985년부터 이화여대 중앙동아리로 자리 잡았다.

현재 2학년부터 4학년까지 6명의 부원들이 매주 4회 모임을 갖고 수련한다. 이들은 모두 대학에 들어오기 전 태권도를 한번도 해 본 적 없었다. 서툰 자세이지만 태권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오랫동안 수련해 온 사람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현재 이 동아리는 새 학기를 맞이해 신입부원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가의 동아리가 침체기를 맞고 있어 부원들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어딘가에 열정 있는 신입생들이 존재하고 있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이 동아리의 오래된 모토, “강한 여성이 아름답다.” 이들은 모두 태권도가 여성을 강하게 만든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아름다운 여성이 되기 위해 아름답게 화장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땀 흘리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가치관을 가진 순수한 열정의 소유자들이다.

김은경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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