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신문의 [도장탐방] 코너가 이번에 찾은 곳은 경기도 북부 개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양주시 덕정동에 위치한 경희대 삼성태권도장이다.

서울에서 가려면 의정부를 지나서도 한참 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변두리라고 치부하기 쉽다. 서울에서 보면 변두리이긴 하지만 도장이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서울의 여느 아파트 단지와 차이가 크게 없다.

태권도장이 잘 되는 이른바 ‘노른자위’라고 한다면, 중대형 평수의 아파트 지역이 아니라 중소형 평수의 아파트 단지를 친다고 한다.

태권도장의 주 수련층을 고려할 때, 이미 자식들이 다 크고 여유를 가진 4, 50대 이후가 많은 지역보다는 이제 막 아이가 크기 시작하는 3,40대가 많은 지역이 당연히 태권도장의 입지조건으로는 가장 좋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경희대 삼성태권도장이 위치한 양주시 덕정동은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곳 삼성태권도장의 수련생은 웬만큼 잘되는 도장에 부럽지 않게 많았다. 처음부터 그랬을까? 김동현(33) 관장에게 물어보았다.

김동현 관장

“천만에요. 처음에는 30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김 관장이 이곳에서 도장을 시작한 것은 2003년. 당연히 잘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왜냐하면 김 관장은 말 그대로 엘리트 태권도인 출신이기 때문이었다.

경희대, 삼성에스원을 거쳤다. 최고의 태권도 명문대학, 최고의 태권도 명문 실업팀에서 선수로 활동을 했으니 태권도실력에 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1년에는 대구 수성구청 창단멤버로 코치활동을 했고 2002년에는 인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다. 선수로서나 지도자로서 이만하면 어디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경력이다.

이런 김 관장이 일선도장 지도자로 나선 것이 2003년. 그 1년 동안 관원수가 30명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렇다. 자만심. 엘리트 선수, 지도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자신이 하는 태권도장은 당연히 잘 될 것이며,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1년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나이가 젊고, 아내와 함께 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포기하고 말았을 겁니다.”

김 관장은 부인(정미나)을 삼성에스원에서 만났다. 부인도 선수 출신이다. 둘이 함께 했고, 도장을 분양받았기 때문에 인건비, 임대료 등이 지출되지 않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저 같은 선수 출신들이 태권도장을 시작할 때 저처럼 자만심에 빠져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저는 1년이 지난 후부터 마음을 다시 먹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뭐든지 도장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면 배우러 다녔습니다. 정말 많이 돌아다녔죠. 좋은 것이 있다고 하면 모두 따라 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관원수가 늘더군요. 엘리트 태권도 선수로서 가지고 있는 자존심, 도장운영을 할 때는 버려야 합니다.”

선수로서의 경력 뿐 아니라, 학연, 인맥 등도 도장운영에서는 큰 도움이 안됐다고 한다. 도장운영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도장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이제서야 선수나 지도자로 활동했던 경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한다.

김 관장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처음부터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에만 의지한 태권도 선수출신들은 도장운영에서 실패한 경우가 많다.

김 관장이 선수와 지도자 생활에서 은퇴하고 일선도장 지도자로 출발한다고 하자, 태권도협회의 한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수 출신들이 도장운영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네. 자네가 꼭 성공해서 성공 모델이 되어주게.”

이 말을 지금 김 관장은 어느 정도 지킨 셈이 되었다. 게다가 아직 젊은 김 관장인 만큼 앞으로 더 큰 성공의 모델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일선 태권도지도자를 꿈꾸고 있는 태권도 선수들은 앞으로 김동현 관장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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