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양적, 외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태권도 학술 발전과 진흥을 위한 토양은 여전히 미흡하다.
2년제와 4년제를 포함해 태권도 관련 학과는 30개를 웃돌고 있지만 정작 태권도 담론(談論) 형성과 학문 진흥을 위한 노력은 10년 전과 비교해 별반 달라진 게 없다.
한때 일부 교수들과 학자들로 구성된 세계태권도학회와 국제태권도과학학회는 회원 간의 결속 부족과 재정 열악 등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두 학회는 있으나마나한 유명무실의 단체로 전락한 지 오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 단체들의 활동과 부침(浮沈)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 기자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을까’ 하고 실망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태권도 종주국을 대표할만한 태권도 학술단체가 없어 국내외 태권도 인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비웃음과 개탄을 언제까지 들을 것인지 태권도 관련 교수들과 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지각이 있는 교수들과 학자들은 이제부터라고 건실(健實)하고 내실있는 태권도 학술단체를 출범시키기 위해 진력해야 한다.
우선 뜻이 맞는 사람들이 가칭 ‘태권도 학술회’의 발족위원회를 구성해 우수 회원들을 영입하고, 회원 간의 공고한 연대를 토대로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기획하면 된다. 그 다음 과제는 순리적으로 풀어나가면 된다. 시작이 번거로울 뿐이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태권도 미래를 위해 태권도학과와 그 구성원인 교수와 학자들이 움직여야 한다. 학회는 몇몇이 노니는 끼리끼리의 힘 겨루기 집단이 아닌 태권도학을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의 등용문이 돼야 하며, 태권도 학자집단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머잖아 신구(新舊)가 조화를 이룬 건실한 태권도 학술단체가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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