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8.23 금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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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ITF, 억지 주장 이제 그만해라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의 기술통합조정위원회 구성이 ITF측의 거듭되는 억지 주장으로 인해 결렬 위기에 놓였다.

 ITF는 지난달 24일 남북 태권도 실무자 회담에서 기술통합조정위가 아닌 기구통합조정위를 구성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TF의 이 같은 요구는 지난해 두 차례 가졌던 기술통합조정위원회 구성을 위한 예비회담에서 공동으로 합의한 내용을 전면으로 뒤집는 주장이다. 태권도계는 ITF의 일방적인 요구의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WTF가 원칙에 입각해 기존 입장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태권도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두 조직의 통합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두 차례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무시하면서까지 기구통합을 주장하고 나오는 ITF의 저의는 회담 자체를 결렬시키거나 회담을 정치적인 성격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기술적인 통합을 위한 기본적인 의견교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단계에서 뜬금없이 기구통합을 거론하는 배경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ITF라는 자체가 현재 WTF와 회담을 진행 중인 장웅측을 비롯해 최중화측, 트란 트류 콴측 등 3개 세력이 모두 ITF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첨예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장웅측 ITF는 항상 남북관계와 연관지어 WTF와의 회담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또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통해 WTF와의 회담을 제의하는 등 WTF를 회담장에 나오게 하려는 적극적인 전략을 펼쳐왔다. WTF 역시 ITF의 불안정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회담에 임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웅측 ITF가 서로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기구통합을 주장하며 양측이 합의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회담을 몰고 가려는 의도를 보인다면 WTF로서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ITF에 끌려 다니다가 또 다른 ITF 조직들을 자극해 결국 세계태권도 전체를 혼란 속으로 이끌 소지를 만들 수 있다. WTF로서는 ITF의 주장에 절대 휘말려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ITF가 주장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전략적 자세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ITF가 WTF와의 기구통합을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는 3개 ITF간의 통합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또 기구통합을 위해서라도 30년간 이질적으로 변화되어온 기술들을 우선 교류하고 토론해 기술적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는 단계적인 방법론이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방책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ITF측 관계자들은 기구통합을 위해서 선행해야 할 점들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직시해야 한다. 단순히 정치적인 의도만 갖고 WTF와의 회담에 임할 경우 기구통합은 형식적인 탁상공론에 불과할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김홍철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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