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서의 세번째 장인 ‘불(火)의 장’에서 무사시는 구체적인 싸움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무사시에 따르면 전투(싸움)는 불에 비유된다. 실전에서의 싸움이라는 것은 마치 불처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등 그 변화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사시의 글씨

“무릇 승부란 변화가 심하고 일각을 다투는 경우이므로, 매일 수련하여 유사시에도 보통 때와 같이 싸우는 것이 병법의 급소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승부(싸움)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싸움의 위치에서는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할 것, 공격의 선(先)과 후(後)의 문제에 관해서는 ‘적극적인 선수’, ‘기다리는 선수’, ‘서로 다가서는 선수’의 세가지 경우가 있다는 것, 그리고 기선제압의 중요성 등이 무사시가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무사시는 “적이 무너지는 순간을 놓치지 말아라”라고 말한다.

“1대 1 승부의 경우 싸우는 동안 적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중략) 적이 무너지는 순간에 절대로 다시 일어날 수 없도록 확실히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정타는 한번에 강하게 내려쳐서 완전히 박살내 버리는 것을 말한다. (중략) 만약에 적을 박살내지 못하면 다시 살아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적의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하라”는 무사시의 말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손자병법’의 가르침과 통한다.

만약 적의 상태를 알아보았더니 흔들림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사시는 “상대의 균형을 잃게하라”고 말한다.

“상대를 약 올려서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가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둘째가 불가항력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예상 밖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 그 방법이다.”

무사시는 검술에서의 싸움을 말하고 있지만 이 싸움이라는 것이 검술에만 적용될 것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무사시의 다음의 말은 더욱 음미할 만 하다.

“병법의 참된 길을 이해하려는 사람은 이 세계에서 자신 외에 아무도 없고 또한 자신이야말로 최고라고 굳게 마음먹고 아침저녁으로 단련해야 한다. 기술을 갈고 닦으면 자연스럽게 그 뜻이 이루어지고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무사로서 병법을 수행하는 기개와 마음가짐이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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