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서의 두번째 장인 ‘물(水)의 장’은 미야모토 무사시가 자신의 검술인 니덴이치류(二天一流)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장이다. 검술을 할 때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에서 시작해 구체적인 검술의 자세, 검의 운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사시가 그린 그림

무사시는 자신의 검술의 핵심이 ‘물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사시가 말하는 물의 마음이란 ‘평소와 다름없는 마음’이다.

“평상시나 전투할 때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이 넓은 시야에서 진실을 추구하며,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해이해져서도 안 된다. 생각이 편벽되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고, 생각을 서서히 변화시켜 그 변화가 잠시도 멈추지 않도록 항상 자유로이 움직이는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물의 장, ‘병법에서의 마음가짐’ 중에서)

구체적인 전투의 상황에서 무사시는 사물과 상황에 대한 인식을 두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하나는 관(觀)이고 다른 하나는 견(見)이다.

“‘관의 눈’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간파하는 마음의 눈을 말하며, ‘견의 눈’은 육안으로 상대의 현상을 보는 것을 이른다. 싸울 때는 ‘관의 눈’을 크게, ‘견의 눈’을 작게 뜨고서 먼 곳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가까운 곳의 움직임을 통하여 대국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물의 장, ‘전투 시의 눈 운용법’ 중에서)

무사시가 말하는 이러한 마음 자세와 상황인식은 꼭 검술을 하는 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륜서>는 서구사회에서 자기 계발서로 뿐만 아니라 경영학의 참고서로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검술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물의 장을 무사시는 다음의 말로 끝맺음 한다.

“병법의 도를 수행하는 것을 무사의 본분으로 알고 전념하여 오늘은 어제의 자신을 이기고, 내일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이기며, 그 다음에는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자에게 이긴다는 생각으로 이 책에 쓰인 대로 연습하라. (중략) 천(千)일 동안의 연습을 단(鍛)이라 하고 만(萬)일 동안의 연습을 련(鍊)이라 한다. 깊이 검토해야 한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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