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문 중복 게재와 표절 등 논문과 관련된 부조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태권도 학계에서도 자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소문으로만 나돌던 ‘석박사 학위장사’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어 태권도 학계도 이 같은 범주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태권도 학계에서 나타나는 논문 문제의 유형은 대략 이렇다. 논문 내용은 엇비슷한데 제목만 다른 ‘쌍둥이 논문’을 비롯해 자료와 수치를 약간씩 조작한 ‘형제 논문’, 기존의 논문을 짜깁기한 ‘짬뽕 논문’이 횡행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의 교수와 강사들은 비양심적인 방법으로 논문을 작성,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도교수의 논문과 유사한 논지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도 있다는 후문이다.

경희대 출신의 한 태권도인은 “학문탐구를 위해 존재하는 석-박사 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문 작성은 짜깁기, 베끼기가 횡행한지 오래고, 대필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력을 갖춘 일부 관장들이 교수들의 후원 역할을 해 주면서 좋은 학점을 받고 어렵지 않게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실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일선 관장들과 태권도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런 행각이 스스럼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 대학들도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자질 미달의 석-박사를 양산하고 있어 ‘학위 장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학 측은 이런 풍토에 대해 “오랜 관행”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학문 탐구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학위 장사를 하고 자격 미달의 석-박사를 양산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가청렴위원회는 박사학위 비리 개선을 위해 ‘박사학위과정 비리소지 제거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태권도 학계도 이번 기회에 박사학위 과정의 투명성, 공정성을 확보하고, 비리소지를 제거하여 학문 활동 및 박사학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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