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공방의 기술체계에 따른 심신 단련의 목적이 전통적 특성이었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호신적 행위에서 마음의 수양으로 나아가는 정신수양을 높이 기리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 수련을 통한 강인한 정신이 태권도를 통해 함양될 수 있다고 믿는 것에 우리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지 않을 듯하다.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소장

마음 닦음 또는 정신 수양이란 태권도를 열심히 수련하면 저절로 길러지는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요구되는 적시의 시대가 바로 오늘일 듯하다. 왜냐면 태권도 제도권에서 빚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의 물의는 이제 이성이 마비된 듯한 위험 수위에 있는 환경에 ‘태권도는 우리에겐 정녕 무엇인가.'

이 같은 현실에서 태권도는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전인(全人)을 지향한다는 이상이 가능한 것일까! 여러 태권도 교본에는 태권도 정신을 말하고 있다. 그 중 국기원 태권도 교본에는 ‘태권도 정신철학’이 보인다. 민족 고유의 정신세계와 태권도, 우리 민족의 전통적 사상과 태권도 정신의 철학적 배경이 그것이다.

전통사상과 태권도정신은 불리(不離), 즉 뗄 수 없는 동반관계일 듯하다. 그것의 실례가 태권도 품새에서 드러나고 있다. 태극 품새에 보이는 태극 사상은 인간에게는 생명사상이 될 수 있고 유단자 품새에 보이는 전 과정의 품새에는 유불선(도) 삼교의 가르침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선비, 문무겸전을 지향하는 고려 품새, 장수(長壽)를 지향하는 십진, 불교의 높은 천리(天理 :하늘의 이치)를 드러내는 품새 일여 등 품새 이름과 그 상징적 문화 공간인 품새선은 품새가 가르치는 교육적인, 정신수양적인 요소가 풍부하다.

한민족의 전통사상의 중심사상은 한마디로 예(禮), 효(孝) 이다. 예는 태권도에서 중시하는 예로서 시작하여 예로서 마치는 일여(一如)에 있을 듯하다. “마음(정신)과 몸(물질)이 하나이면서 원리는 오직 하나뿐이라는”  “정신과 동작이 일체가 되는 깊은 무예의 진리가 바탕에 갈려 있는 품새 일여.”에서 보이듯이 우리의 전통 사상은 한마디로 ‘인간중심’ 즉 인본주의에 그 뜻을 두고 있다. 생명을 존중하는 생명관과 인간관계에서의 질서는 바로 ‘예’와 ‘효’라고 볼 때 그것은 ‘상생’으로 일관되는 인간관은 품새 수련의 목적과 지향성일 듯하다.

어떻게 닦음에 임해야 하는 것인가? 가 문제이다. 열심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장에 나가 땀 흘려 수련하면 그러한 정신이 몸에 베이게 되는 것인가? 도장에 보내는 수련생의 부모는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고 있는 것이다. 몸을 튼튼히 하며 강한 정신력을 길러 학업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삼교(三敎) 가운데 유학은 아직도 우리네 삶의 중심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을 듯하다. 우리 삶의 철학으로 그것이 태권도 정신철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수양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유학의 역사는 동형 반복이 아니라 개성의 분투이다”라는 가르침은 태권도인에게도 절실하고 동감을 갖게 한다. 수양의 방법에는 일곱 가지 빛깔이 있다고 본다. 나를 길들이자(공자), 나를 키우자(맹자), 나를 다시 만들자(순자), 나로 돌아가자(주희), 나를 찾자(왕양명), 내가 익히자(안원), 그리고 내가 깨닫자(대진)가 그것이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7가지 길을 제시한 아이반호(Philip J. Ivanhoe: 중국사상사학자)는 일곱 사상가의 자아 수양 방법론을 엄밀히 논하고 있는 데 그 결론의 일부는 이러하다. 즉 공자는 우리에게 예를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습득(習得)을 강조하고, 맹자는 나에게 깃든 미성숙한 도덕감을 키워갈 것을 역설하는 하고, 순자는 심사숙고를 통해서 나의 자연적 성향을 이성적인 것으로 바꿀 것을 권한다. 

 이 시대에 특히 지도자(포괄적 의미)는 구두선적 행위를 지양하고 우선 태권도 정신이 요구하는 자기 수양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태권도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그에 걸맞은 도덕적 책임감을 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경명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경명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