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선발전 2차전이 열리던 26일 국기원. 대회 첫째날인 26일에는 남자부 -68kg급이 준결승까지 치러졌다.

이날 대회의 마지막 4강에서 성남시청의 백지환과 한국가스공사의 이문규가 맞붙었다. 여기서 지면 기회가 없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노현구 코치

기자는 성남시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있었기에 백지환을 응원했다. 그러나 결과는 백지환의 패. 1-1 동점에서 다득점제에 의한 아쉬운 패배였다.

경기가 막 끝난 후 찾아가서 만난 성남시청의 선수들과 노 코치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4명이나 참가한 성남시청은 기대했던 결과를 얻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성남시청은 현재 다른팀에 비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감독의 자리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기술전문위원회 기록위원장으로 가 있는 주상헌 전 감독이 물러난 후 두 달 전부터 노현구(30)코치가 감독대행이라는 가볍지 않은 짐을 지고 있다.

노 코치로서는 감독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못해 실망도 적지않았을 터.

“괜찮습니다. 결과는 좀 아쉽지만 훌훌 털어버리겠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모습이니까요.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노현구 코치는 인상만큼이나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어쨌거나 감독대행이라도 감독은 감독이다. 현재 성남시청을 이끌고 있는 것은 노현구 코치인 것만큼은 분명하니 말이다.

“감독님이 계시다면 물론 더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노 코치는 성남시청의 창단멤버다. 제14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력을 가진 노 코치는 선수로서 성남시청에 합류해 코치를 거쳐 이제는 감독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제가 선수생활을 오래했고 지금의 선수들과 형, 동생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믿음만큼은 어느 팀에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가진 가족적인 분위기가 앞으로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성남시청 태권도단이 창단된 것은 2005년 3월이다. 당시 성남시청(시장 이대엽)은 하키, 육상, 레슬링, 탁구 등 비인기, 취약 종목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 계획의 일환으로 10개 종목의 직장운동부를 창단했으며 여기에 태권도가 포함되었던 것이다.

내달이면 창단 만 3년이다. 시간적으로만 놓고 보면 중견 실업팀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팀이 가진 역량을 100% 발휘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다.

사실 성남시는 태권도와 인연이 매우 깊다. 2004년에는 제16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으며 지난달 4일에는 아시아태권도연맹과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태권도의 중심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오고 있다.

성남시청 태권도단

특히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의 영화로 유명한 왕년의 액션배우 출신인 현 이대엽 시장은 지난해 9월 성남에서 열린 실업연맹 최강자전 행사에서 송판을 직접 격파하는 시범을 보이며 태권도실력을 유감없이 보이기도 했다.

성남시의 태권도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결코 적을 수가 없는 이유다.

선수 6명과 코치 1명, 총 7명이 형제처럼 뭉쳐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성남시청 태권도단. 조만간 성남시청 태권도단이 대회에서 큰일을 낼 것으로 기대가 된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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