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태권도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대학에서 박물관학(博物館學)을 전공한 기자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차례 지면을 통해 ‘태권도 박물관’의 가치와 상징, 그리고 건립 방안을 주장해 왔다.

서성원 기자

그러나 국기원을 비롯한 태권도 제도권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3년 이후 태권도공원이 무주에 조성되면 정부와 관련 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한켠에서는 ‘국기원 기념관’으로도 충분하다며 쓸데없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국기원 기념관으로 충분할까.

1991년 11월 30일, 국기원은 건립 19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개관했다. 국기원 부속 건물로 세워진 기념관은 전시관 45평과 자료실 15평 규모에 각종 태권도 관련 물품과 자료가 전시됐다.

당시 조선일보 기자는 이 기념관에 대해 “태권도의 모든 역사를 집대성한 것으로, 태권도의 성장사를 입증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현재, 기념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이자 브랜드로 성장한 태권도를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초라하고 왜소하다. 또 전시되어 있는 내용물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당시 김운용 국기원장은 “태권도 기념관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올림픽 관계 자료를 망라하는 종합스포츠 박물관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제 태권도 제도권은 태권도의 생성과 변천, 발달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건립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김치, 화장품, 석탄, 짚, 철도, 해양 등을 주제로 한 전문 박물관이 앞 다퉈 개관한 지가 언제인데, 한국의 10대 문화상품이라고 하는 태권도는 언제까지 옹색한 기념관에 만족해야 하느냐며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흩어져 있는 태권도 관련 역사 자료와 유물, 그리고 원로들의 태권도 자료 등을 수집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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