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활동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접하게 된다.

특히 전국체전, 소년체전에서 나타나는 각 시도협회 관계자들의 경기장 난동사태, 지나친 애향심에 의한 경기장 점거사태 뿐만 아니라 온갖 욕두문자와 주먹이 오가는 경기장에서 소신껏 판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심판은 추호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일부 유능한(?) 감독, 코치들은 그 다음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일부러 그 전 경기를 항의하며 소란을 피우다가 슬그머니 관중석으로 올라가 버린다.

이제는 이런 비신사적인 처신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기장에 내려와 경기 방해를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팀에 대해서는 무서운 불이익을 주어 자신에 행동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후회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 이전에 집행부의 흔들림 없는 원칙이 중요하다.

어느 시도협회, 어떤 팀이 되었든 간에 상벌에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원칙에 심판도 예외일순 없다. 심판이 명백하게 사실판단의 착오, 규칙적용의 착오를 했을 때는 심판에게도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심판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심판은 경기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승패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
둘째, 심판은 집중력의 차이가 승패를 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셋째, 심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지녀야 한다.
넷째, 심판은 확신있게 행동하고 강한 체력을 길러야 한다.
다섯째, 심판은 심판부 조직의 일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춘 심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찾아서 유능한 심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러내야 한다.

20-30년 성실하게 심판생활을 한 유능한 심판을 일부 몰지각한 사람에 의해 하루아침에 경기장에서 볼 수 없다면 엄청난 인적손실이 될 것이다. 개인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허위 과장하여 유능한 심판을 퇴출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심판들이 심판 위촉을 받기 위해 특정인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춘다면 걱정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심판은 극단적으로 음해 공격하여 매장시키는 분위기도 있다. 각 시도협회 임원들과 감독, 코치 등은 자기의 잣대에 맞지 않는다고 무차별적 칼을 휘둘려대면 안 된다. 이러한 모든 것을 배제시키기 위해서는 심판부가 독립되어야 한다. 심판부 스스로 위상과 권위를 확립시켜야 한다.

대한태권도협회가 하루 빨리 안정을 찾아 전체 태권도인들에 화합과 발전적사업을 추진하길 바라며 상임심판에 처우개선에도 앞장서 개선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특히 전임심판제를 만들어 연봉제가 되었을 때 심판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절제된 몸가짐과 바른 양심을 가지고 심판생활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엄영섭 KTA 상임심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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