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결렬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고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 간의 회담이 또다시 양측의 현격한 견해차로 인해 별소득 없이 끝났다.

지난달 24일 WTF와 ITF는 중국 북경 스위스호텔에서 ‘태권도 기술통합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서로 간의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지난달 24일 중국 북경 스위스호텔에서 열린 WTF-ITF간의 태권도 기술통합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참석자들이 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이번 회담은 ITF가 2~3차례에 걸쳐 WTF에 공문을 통해 기술통합조정위원회가 아닌 기구 자체 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제3차 예비회담을 갖자고 통보했고 이에 대해 WTF는 기술통합조정위원회 설치에 따른 합의내용은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거친 사안임으로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될 위기에 봉착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동계올림픽이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조정원 WTF 총재와 장웅 ITF 총재가 만나 회담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다시 한번 실무자 회담을 갖자는데 전격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양측은 회담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으로 대화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TF측의 기구통합조정위 설치 등과 같은 주장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파악되고 있다.

ITF측은 이번 회담에서 부총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술통합조정위원회가 아니라, 총재를 공동의장으로 하는 기구통합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술통합조정위는 기구통합조정위의 산하 분과로 설치하자고 주장했고, WTF측은 지금까지 회담을 통해 합의했던 기술통합조정위원회와 관련된 원칙적인 내용을 강조하며 합의내용을 이행해줄 것을 요구해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각자 작성한 요구서만 교환하고 추후 서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자는 결과만을 남긴 채 회담을 끝냈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태권도계는 원칙을 무시하는 ITF측의 기구통합 주장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WTF가 더 이상 ITF와 회담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등의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는 WTF측에서 최만식 사무차장과 강석재 홍보부장이, ITF 측에서는 리용선 사무차장 외에 3명이 참석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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