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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에 내 인생을 맡기고 5
"잘하는 건 없고 이 운동화 때문이야"
  • 김홍래 사범
  • 승인 2008.02.18 16:36
  • 호수 580
  • 댓글 0

도장운영이 9부 능선을 지나 숨을 돌릴 무렵 뉴욕에서 일하는 김지오 사범이 찾아왔다.

“관장님, 미안합니다. 진작 찾아 왔어야 하는데”

“뭘, 서로 바쁜데. 미국 생활이 어디 그리 한가한가? 오늘 와 준 것만 해도 감사해”

“사실 오를 제가 방문한 이유는 저 역시 사범 생활을 접고 곧 도장을 오픈하려고 합니다. 관장님은 도장을 상당히 체계적으로 운영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한 수 배우려고 왔습니다.”

“뭘, 후배 사범들이 더 잘하지”

“오늘은 꼭 배우고 싶습니다.”

“잘하는 건 없고 이 운동화 때문이야”(나는 낡아빠진 운동화를 가리켰다. 접히는 부분은 몇 가닥 실밥이 올라와 있었고 상큼하던 색상은 오간데 없었다).

“운동화와 얽힌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요?”

“살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렸어. 이곳에선 열심히 발로 뛰는 수밖에 없어. 1년 동안 구두는 신지 않겠다고 스스로 결심했지. 예전 같이 도장만 열어놓으면 관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오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 . 이제 고객이 도장을 선택하는 시대야. 여기저기 다 알아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나는 도장을 인수하고 2003년과 2004년에 2가지 조사를 해봤어. 첫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둘째는 광고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이었지”

“김사범 도장에 사람들이 왜 오겠어?”

“그야 뭐 호신술 배우러 오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 물론 호신술이나 건강을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지.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입관생 부모의 49%가 나의 자식을 훌륭한 인격체로 만들어 달라고 도장에 보낸다는 사실을 조사 결과로 알게 되었어.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 사범들은 매일 싸우는 기술, 즉 경기 방식의 치고받는 기술만 가르친다면 부모들이 그의 아이들을 도장에 보내는 목적과 상충되지 않을까? 물론 치고 차고 막고 하는 실기 교육도 중요하지. 그러나 경기를 위한 실전 교육이 처음엔 흥미가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재미를 잃어 가겠지? 반복 교육 효과는 있겠지만 지루한 느낌을 주어 배운 것을 계속해서 배운다 생각해봐. 나는 이런 점에 유의하여 교육적 가치를 높이고 미국 부모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실기 교육과 인성 교육을 병행하여 지도했지.”

“대부분 관장들이 인성교육, 인성교육 하는데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상당히 추상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해요. 태권도 교육의 효율성을 위한 인성교육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 사범은 의자를 내 무릎 가까이 당긴다.

김홍래 사범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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