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는 모난 짓은 개성이고 남들이 하는 유별난 행동은 주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편파적 사고다. 태권도 경기에서 자신의 소속 팀 선수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기위해 도망 다닐 경우에는 전략이고 상대선수가 그럴 때는 비난하는 것이나 같은 상황이다. 즉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억지 주장과 다를 게 없다.
이러한 상황이 지난 달 28일 KTA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발생했다.
2006년 9월 KTA는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당시 한국초등학교연맹을 퇴출시켰다. 초등연맹이 KTA 산하 회원단체인데도 불구하고 KTA 정관과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게 퇴출이유다. 당시 KTA 임시총회에 참석한 16개 시도협회 대의원들이 초등연맹 퇴출을 다른 산하 연맹 회원 단체 대의원들보다 더 강하게 주장했었다.
이랬던 그들이 이번에는 반대로 대한체육회 임원자격기준(직무와 관련해 벌금 100만 원 이상 10년간 임원자격제한, 100만 원 이하 5년간 임원자격제한) 개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그 규정을 무시하고, KTA는 개정 이전의 임원자격기준을 적용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법(KTA 정관 및 규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초등연맹을 퇴출시킨 장본인들이 모법(대한체육회 임원자격기준)이 필요 없다고 억지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KTA가 임원자격기준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임원자격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한체육회 산하 가맹단체에서 탈퇴하는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각 시도협회는 시도협회가 정한 정관과 규정을 각 시·군·구에서 따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 할 경우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규정이 너무 가혹하다면 그 이유와 문제점을 제시하고 규정완화를 건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직무와 관련된 사건이라야 한다는 단서가 있지만 대한체육회 임원자격기준이 개정은 분명 악용할 소지가 있다.
KTA와 각 시도협회는 물론 기초단위 협회의 4년 임기가 대부분 올해로 끝난다. 때문에 현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세력들이 틈새만 보이면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임원자격기준 개정 이후 소송 건수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안전장치는 전혀 없는 상태다. 대부분의 태권도인들이 납득할만한 부정비리가 나타날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용도로 악용될 경우 투명하고 깨끗한 태권도를 만들려했던 순수성 훼손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렇게 될 경우 태권도의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러한 우려보다는 대한체육회 임원자격기준 개정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닥칠 피해의 손실을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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