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복례(克己復禮)’란 글을 우리주변에서 많이 듣고 보아 이미 알고 있거나 혹은 서예가들로부터 휘호를 받아 족자로 만들어 가정에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흔해 빠진 이 말은 공자(孔子)가 안연(顔淵)에게 한 말로 禮의 중요성과 절대성을 역설한 대목이다.

이 말의 발단인 즉 孔子의 제자 顔淵이 “‘인(仁)’을 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라고 孔子에게 묻자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자기의 사욕을 이기고 禮로 돌아오는 것이‘仁'을 하는 방법이다.)라고 답변했다.

‘仁’이란 사람의 성품으로 저마다의 마음속에 구비된 천리이자 심성의 체가 되는 것이다.

다시 이것을 채용으로 나누면 심지덕(心之德: 마음의 덕)과 애지리(愛之理: 사랑의 이치)라는 것이 된다.

한편 맹자(孟子)는 ‘仁’에 대해 “인야자인야, 위능행인은자인야 (仁也者人也, 謂能行仁恩者人也:‘仁’이라는 것은 사람이다. 그것은 사람이 능히 사랑과 은혜를 실행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렇듯 중요한 ‘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오로지 ‘禮’를 통해야 한다는 말에 顔淵은 ‘극기복례(克己復禮)’하는 조목(條目)을 묻지 않을 수 없어 다시 질문을 던졌고, 孔子는 이내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보지를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를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를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를 말라)이다.”고 대답했다.

시청언동(視聽言動: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은 곧 이목구체(耳目口體: 귀눈입몸)의 작용으로서 일상생활 속에 우리들의 행위, 동작 그 전부갖禮’의 기준에서 벗어나게 되면 곧바로 ‘仁’ 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결국 ‘극기복례(克己復禮)’의 방법만이 ‘仁’을 할 수 있고 그 ‘仁’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그 모든 것들을 예법(禮法)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서는 안 될 행동들, 해서는 안 될 말들, 들어서는 안 될 것들, 봐서는 안 될 일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통제불능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세태엔 ‘극기복례(克己復禮)’란 말 한마디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 실로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봉곤 전문위원(몽양당 청학동 예절학교 훈장)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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