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 국기원 제1강의실에 국기원 직원들이 속속 집결했다. 송상근 부원장과 박현섭 총무이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국기원 직원들은 ‘국기원명예지키기위원회’의 이름을 내걸고 서울시태권도협회 회원들을 대표하는 대외협력단을 강하게 성토하며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단호하게 천명했다. 국기원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서라도 국기원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궐기대회가 대외협력단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싸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취지문과 성명서에 곳곳에서 서울시태권도협회 핵심 관계자와 대외협력단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문구가 많아 “우리는 서울시협회와 싸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알리려는 것 뿐”이라고 국기원 측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불순한 의도’, ‘양두구육식 전술’, ‘소아적인 발상’, ‘특정인의 야욕과 추종세력들의 행동’, ‘상식도 명분도 없는 집단이기주의’ 등은 대외협력단 측을 자극해 갈등과 반목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국기원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서울시협회 측의 입장에서는 “우리와 한번 맞붙어보겠다는 것이냐”며 ‘전면전’으로 받아들일 소지도 있다.

서울시태권도협회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대외협력단도 이성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특정인에게 이해도 구하지 않고 유인물과 공개석상에서 이름을 거론하거나 순리와 상식에서 어긋난 집단행동을 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싸움은 진실(정의)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 이긴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진실을 상실한 승리는 결국 역사의 패자가 된다.

두 단체 간의 첨예한 대립은 장기화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국기원의 위상이 추락하고 태권도 이미지는 훼손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누가 승자가 되느냐를 따지기에 앞서 태권도계의 여론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 궁금하다.

서성원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