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환.

“끝까지 노력해서 국가대표가 돼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요.”

마산 구암고 하태환(17, 페더급)은 굳은 심지를 가진 선수다.

장래 희망을 묻자 대뜸 “태권도를 워낙 좋아해서 시작한 만큼 태권도선수로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하고 싶다”며 “국가대표가 돼 오래도록 경기장에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한다.

하태환은 지난 21일 제6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 대표선발 예선대회에서 남자부 페더급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라서서 메달을 받아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선수로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 겨루기 선수로는 조금 늦게 입문한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해 제8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고등부 핀급 3위를 차지해 동메달을 획득한 것 외에는 지금까지 전국규모로 열리는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전에서 발등 부상 때문에 경기를 치르는 내내 통증을 느끼며 고전했다. 생애 첫 금메달은 그런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금니를 악물고 뛴 결과 얻은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산에 계시던 부모님들도 곧바로 대회가 열리는 홍천까지 올라오셨다.

아들의 우승도 기뻤지만 부상으로 아픈 부위가 덧나 힘들어 할까 걱정되어 새벽길로 올라왔단다. 어렵게 예선관문을 통과한 그는 오는 4월 최종선발전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며 발목부상 치료에 정성을 쏟고 있다.

하태환은 “처음 1위를 했는데 그동안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선수로 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신 감독님 생각이 특히 많이 났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상근 감독도 하태환의 인사말을 듣고는 대견해 하며 “태환이가 성실하고 지도를 잘 따라준 덕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공을 되돌렸다.

평소 삼성에스원의 고석화 선수의 경기를 많이 지켜보며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는 그는 앞으로 고석화 선수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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