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권도장에서는 가르치는 것들이 많다. 예전의 도장에서는 주로 품새와 겨루기로 대표되는 정통 태권도를 가르쳤지만, 요즘에는 태권도 이외에도 태권체조, 태권댄스를 비롯해서 줄넘기로 대표되는 학교체육이 필수적으로 가르쳐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선 태권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를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는 것이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이 태권도장에서 태권도 뿐만 아니라 체육과 관련된 것들을 배우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일 오전에 찾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의 지성경희대 태권도장(관장 조기현)에서도 마침 태권도가 아닌 줄넘기가 수련되고 있었다.

이 도장에서는 방학기간 동안 줄넘기 특강시간을 마련하고 있었고, 관원이 아닌 경우에도 별도의 수련비를 통해 줄넘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일단 지성도장에 다니면 ‘태권도는 물론 학교체육에 포함된 줄넘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 학부모들 사이에 나돌 정도라고 한다.

지성 태권도장 조기현(39) 관장도 처음에는 자신이 배운 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려 했다고 한다. 조 관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을 정도로 누구보다도 정통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사람이다.

조 관장도 태권도장을 시작한 초기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으니 아이들도 나만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태권도를 더 잘하라고 아이들을 닦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내가 잘하는 것’과 ‘남을 잘 가르치는 것’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칭찬’이다.

“칭찬만큼 좋은 게 없더군요. 아이들이 다 태권도를 아주 잘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잘 따라하거나 뭐든지 잘하는 점이 있으면 칭찬을 아끼지 말고 해주는 겁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도 이 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고래도 칭찬을 받으면 춤을 춘다는데 아이들이 칭찬을 받으면 태권도건 줄넘기건 못할 이유가 없지 싶다.

“태권도도 초기와 달라진 점이 있지만, 태권도장은 더 많은 변화를 해왔습니다. 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도장과 관장은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관장들이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이러한 노력에 태권도협회를 비롯한 제도권의 도움이 있으면 더욱 좋겠네요.”

조 관장의 주문은 하나 더 있다.

“해외에 나가보면 태권도 사범들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외교관이자 애국자들이지요. 이러한 사람들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태권도특별법도 통과되어 태권도가 국기로 공인은 받은 지금, 조 관장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질 때가 기다려진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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