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4시께 본지 팩시밀리를 통해 인쇄물 2장이 전송돼 왔다.

매주 금요일이 본지 마감일임을 잘 알고 보낸 것으로 예상된다. 그 내용을 지면에 기사화해달라는 뜻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면을 할애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필자가 쓸 글의 내용과 방향은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필자는 그 인쇄물을 읽고 난 뒤 그들이 이루려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인쇄물에 적혀있는 내용의 핵심은 KTA 김정길 회장의 퇴출이다.

그 이유는 “자정운동을 통해 태권도의 이미지를 추락시켰고, 몇몇 인사들 이외의 의견은 무시한 채 협회를 운영하고 있어 태권도계 갈등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정길 회장을 퇴출시킬 수 있는 열쇠를 쥔 각 시도협회장들이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의 인쇄물은 각 시도협회장들에게도 전송됐다. 그래서 필자는 몇몇 시도협회장들과 전화통화로 이 내용과 관련해 의견을 물어봤다. 모두가 한결같이 “이들이야말로 태권도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모 협회 회장은 “자신들이 하는 작금의 행동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얼마나 확신이 없었으면 이름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겠느냐”며 비아냥거렸다.

그가 꼬집은 것처럼 이 글을 쓴 자들의 (확인 가능한) 이름도 단체도 없다. 그러다보니 글의 표현도 아주 저급하다. ‘놈’ ‘백대가리’ ‘난리부르스’ 등 일부 저급한 단어에서는 악취가 난다.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는 스포츠이기 전에 무도라고 항상 자부하고 있다. 무도인이라고 자부하는 인사들이 썼다고 하기에는 믿기 힘들다. 아마도 무도인 즉 태권도인을 포기한 자들의 소행으로 보인다.

각 시도협회 수장이자 국내 태권도계를 이끌어가는 지도층 인사들인 시도협회장들에게 보내는 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수준이 떨어진다. 시도협회장들이 발신자도 없고 한심한 수준의 글을 보고 동요할리 만무하다. 동요하기는커녕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처럼 괴문서나 다름없는 수준의 인쇄물들이 난무하고 있다. 모두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분명한 것은 이사회와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김정길 회장을 흔들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통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오히려 당당하고 논리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질 때 김 회장 체제는 긴장하고 흔들리게 된다.

임기 1년을 남겨 둔 시점과 정권교체 시기가 엇비슷하게 맞물린 상황에서 김 회장 흔들기는 태권도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지금은 김 회장 체제를 흔들기 보다는 마지막 남은 1년의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할 시기다. 그리고 김 회장 체제가 남긴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방안을 찾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본지 또한 논리도 맞지 않고 자신을 떳떳하게 드러내지도 못하는 용기없는 자들의 이익이나 주장을 대변하는 언론이 아니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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