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10시 30분. 제3회 한-중 친선태권도대회가 열린 뷰티크라운극장의 단상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성재준 대한태권도협회 사무국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중국 선수들과 맞붙은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중국 현지의 관중들도 점점 태권도 경기에 흥미를 잃어가는 듯했다.

여자 -57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장가영(오른쪽)이 중국의 류징에게 왼발돌려차기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태권도 종주국을 대표해서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기대 이하였다.

아무리 이번 대회가 친선대회라고 해도 한국 태권도의 우수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지리멸렬했다.

대한태권도협회 측은 “2007년도 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8강전에 진출한 선수들을 이번 대회에 출전시켰다”고 했지만, 대표 1진이 출전하지 않은 중국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남자 선수들의 1-2점을 득점하는데 그쳤고, 여자 선수들 중 2명은 1득점도 올리지 못하는 등 ‘허우적거리다가’ 경기를 마쳤다.

그나마 여자 -67kg급의 양정민이 자신보다 20Cm나 큰 중국의 양펑을 맞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고난도 기술을 발휘하는 등 분투한 끝에 3-2로 승리한 것은 위안이었다.

대회가 끝난 후 성 국장은 “발차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들이 무슨 선수라고…”하면서 혀를 찼고, 이춘우 국가대표시번단 단장은 “기본 발차기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한-중 친선태권도대회는 열린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국가대표 1, 2진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더라도 최소한 역동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해 한국대표선수로 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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