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권도장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지 않는 도장은 없다. 어느 도장이나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교육의 최고 모토로 내세우고 있으며, 예의다, 효다, 봉사다 하는 말들을 하고있다. 다행히 태권도장을 다니는 아이들이 그나마 이런 소리를 듣고 자라다보니, 다른 아이들에 비해 낫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인성교육이 말로만 끝나는 경우도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일선 도장의지도자들에게서 인성교육을 맡길 만 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인성교육을 모토로 내세우는 도장 숫자만큼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히 도장 관장들부터 인성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 인성교육을 말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거나 어려운 일에 앞장서는 도장 지도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기대만큼 자주 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장들만 탓하기도 어려운 것이 학부모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태권도장에서 보다 건강해지고, 활달하고 씩씩해지는 것은 누구나 바라지만,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위해 마음에서 우러나온 봉사를 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런데 경기도 광명에서 만난 한 태권도 관장은 학부모들이 굳이 내켜 하지 않는 봉사활동으로 하러 자신의 도장 관원들을 이끌고 간다고 한다. 광명 우주체육관 이재한(35) 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학교를 쉬는 토요일 하루를 잡아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으로 가기로 했다. 기자를 만난 다음 날(22일) 출발할 예정인 이 관장은 이미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은 물론 직접 기름제거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름 흡착포까지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이재한 관장.

처음 이 관장이 태안봉사활동 계획을 학부모들에게 알렸을 때 호응이 기대만큼 좋았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몸으로 느끼는 체험이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은 이 관장의 생각에 공감한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대절한 차 한대를 꽉 채울 수 있는 인원(50여 명)이 참가하게 됐다.

이 관장에게 이번 봉사활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데로 모내기나 등산 등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체험할 활동을 많이 해왔던 탓이다.

“우리가 크던 때와 다르게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며 자라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아이들과 자연에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번 태안 봉사활동을 통해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 무엇이건 말만 앞서는 것은 곤란하다. 생각이 미쳤다면, 이 관장처럼 직접 몸으로 느끼기에 앞장설 일이다.

박성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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