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다쳐 수차례 경기장에 고꾸라졌던 장창하(한국가스공사)가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그리고 신재현 코치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장창하는 지난 20일 열린 2008년도 국가대표선수선발최종대회 남자 웰터급 결승에서 김진욱(삼성에스원)의 거센 도전을 1점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내년 4월 제18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 선수로 출전할 남녀 선수들.

장창하는 경기 후 “오른쪽 내측인대를 다쳤는데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당분간 쉬면 나을 것”이라며 “이번에 2, 3위를 한 김진욱과 박정호와 함께 3년째 계속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이 선수들이 라이벌”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장창하를 비롯해 남자 라이트급에서 송명섭, 미들급에서 정영한이 각각 우승해 남자부 최강의 위상을 견고히 지켰다.

박종만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지난 20일 3체급 경기에서 모두 우승하자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얼굴엔 웃음기가 만연했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욕심을 내지 않는 감독은 없다. 나도 그렇다”면서 “하지만 기업 이미지에 맞게 정당하게 우승하고 평가를 받아 좋은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에선 라이트급의 박혜미(경희대)가 돋보였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진출한 박혜미는 김새롬(고양시청)을 맞아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2번 모두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박혜미는 “무릎타박상으로 경기 내내 통증이 심했다. 더 힘들었던 것은 마인드컨트롤이 쉽지 않아 우승을 하고 나서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선 “내년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잘 치르고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김새롬과의 다음 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훈련에 집중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는 안새봄(강화여고)은 미들급 결승에서 김지혜(경원대)를 5-3으로 제압, 정상에 올랐고, 헤비급 장정윤(제주도청)도 패자부활전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서든데스(연장전)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한데다 신중한 경기를 펼쳐 “태권도 경기는 3회전이 아니라 4회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렸다.

대한태권도협회 경기분과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내지 않았지만, 전체 경기 중 45% 정도 연장전을 한 것 같다. 3회전 중반 이후 동점이면 대부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연장전을 대비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주위에서는 “선수들의 기량이 태권도종주국 대표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부족하다. 이런 기량으로 어떻게 세계 무대를 호령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염려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남녀 선수들은 내년 4월 중국 정조우에서 열리는 제18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선수로 출전한다. 

<각 부별 체급 우승자>
△ 남자부
핀급=최연호(국군체육부대)
플라이급=임철호(용인대) 
밴텀급  김용민(상명대)
라이트급 송명섭
웰터급   장창하(가스공사)
미들급   정영한(가스공사) 

△여자부
핀급  홍혜지(효성고)
플라이급  권은경(한국체대)
밴텀급  남진아(한국체대)
라이트급 박혜미(경희대)
미들급  안새봄(강화여고) 
헤비급  장정윤(제주자치도청)

서성원-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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