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6.18 화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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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 UP 태권도 <5> 패거리문화, 척결하자‘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잘못된 논리 만들어내
실력보다 인맥 중시하는 풍토 초래해 태권도 발전 저해

“우리가 남이가!”

선거철만 되면 경상도 지방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말이다. “우리가 남이갚 속에는 지연에 기반을 둔 패거리문화가 숨어 있다.

‘패(牌)거리’란 한데 어울려 다니는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사회학자들은 우리나라의 잘못된 공동체문화가 ‘패거리문화’를 낳았다고 해석한다.

패거리문화의 폐해는 많다. 우선 연고, 지역주의를 낳는다. 실력보다는 줄이 앞서는 풍토가 자리를 잡고, 기득권층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패거리문화를 조성한다. 자기편을 많이 가진 조직이 싸움에서 이기고, 옳은 것보다 강한 것이 이긴다는 논리가 패거리문화 속에 도사리고 있다.
태권도계도 예외는 아니다.

1945년 해방 이후 생긴 태권도 기간도장(基幹道場)은 태권도 발전의 모체(母體)였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관(館) 출신”이라는 정신적 유대관계에 권력과 정치가 유입되면서 순기능은 사라지고 “우리끼리”라는 패거리문화를 낳았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그리고 시도협회 등의 실세가 어느 관 출신이냐에 따라 인사가 좌우됐다. 지금도 태권도 제도권에는 여전히 관(館) 의식이 남아 있고, 이것이 인사(人事)에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인사철만 되면 인맥을 찾아 줄서기를 하고, 줄대기를 하는 풍조가 만연한 것이다. 또 패거리 장(長)의 명령이 옳든 그르든 간에 지시가 떨어지면 사람을 불러 모아 집단행동을 하고, 조직의 결속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설정해 놓고 집단적으로 흠집을 내는 풍조는 이제 태권도계에서 없어져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학연(學緣)이 패거리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대, B대, C대 태권도학과 출신들이 블록화를 만들고 자신들과 다른 상대방을 배격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한 중진은 “관이 없어져 파벌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학교가 파벌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염려한다.

어느 나라든, 어느 사회든 간에 패거리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소프트웨어를 생산해내는 집단이나 창의성을 띠어야 할 예술집단에도 패거리문화의 잔재는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태권도계에 패거리문화가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태권도가 발전하려면 패거리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같은 집안’ ‘같은 지역’ ‘같은 학교’라는 정신적 교감과 유대라는 순기능이 변질돼 권력을 쟁탈하고 상대방을 배타하고, 갈등을 조장해선 태권도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김종훈 경향신문 사회부 차장은 “패(牌)는 여럿 있을 수 있다. 그래야만 서로 비판과 견제를 통해 발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패’가 잘못된 ‘패’라면 과감히 던져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리있는 지적이다.
지연, 학연, 친분에 따라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이질적인 것인 일단 배척하고,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는 태권도계는 퇴보를 자초할 뿐이다.

서로가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성숙한 태권도계를 기대한다.
<서성원 기자>

서성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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