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상도태권도장 수련장은 발 디딜 틈도 없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잠시, 겨루기와 품새 등을 선보이는 공개 심사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엄숙해진다. 3부까지 진행되는 공개 심사가 끝날 때쯤이면 국기원에서 승단 심사를 통과한 수련생들을 위해 별도로 승품식을 거행한다. 이 순간만큼은 수련생들은 부모 앞에서 의젓하고 당찬 모습을 선보인다.

상도태권도장 자체 행사인 품새경연대회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년에 2회 실시하는 도장 자체대회인 상도태권도품새대회와 상도태권도체조대회는 도장의 가장 큰 행사이다. 최중구(36·6단) 관장은 “어렸을 때 태권도를 수련할 때에는 도장간의 대회가 많았다. 그 때 기억을 되살려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품새대회는 9회, 체조대회는 3회까지 개최되었으며 70여명 정도 참가한다.

도장 내에서 하는 대회라고 해서 얕잡아 보면 오산이다. 최 관장과 이강호 부관장, 서민기 수석사범, 주용식 유아지도사범, 이승원 보조사범은 대회 기획안 작성부터 책자까지 제작한다. 결승 진출 수련생들은 왕중왕전을 펼쳐 역대품새왕으로 뽑힌다. 도장은 역대품새왕을 토대로 선수부와 영재반을 육성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으로 구성된 Salt시범단과 초등 중고학년으로 구성된 Right시범단 등 2개의 시범단과 함께 선수반, 영재반도 운영하고 있다. 최 관장은 “소모임은 10-15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적당하며 그 이상이 되었을 때는 분리를 하는 것이 선수들이 소속감을 느끼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여름과 겨울 방학 때마다 견학 및 교육, 계절 행사 및 캠프, 도장 자체 행사, 과학 교실 등을 실시하는 문화교실이 진행된다. 최 관장은 “공개된 행사이기 때문에 도장에 다니지 않는 수련생들도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교실을 통해 입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호 부관장이 수련생에게 품새를 가르치고 있다.

최 관장은 도장 인근에 위치한 유치원을 찾아가 유치원 원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3-4년이라는 기간을 할애했다. 애쓴 결과 세 곳의 유치원생들이 유치원 체육시간에 주1회 도장을 방문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도장에 다니는 수련생이 유치원에서는 어떤지 등 아이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낸다. 태권도 수련 효과에 대한 정보, 도장 수련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며 장시간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삼성농아원(서울시 동작구)이 도장 인근에 위치해 10여명이 도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다. 수련생들은 2007 전국청소년태권가족 페스티벌 희망부에 참가하기도 했다. 최 관장은 “장애인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없는 편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행복한 대회였다”며 회고했다.

사범의 능력을 키우고 내실을 다져 기업형 도장을 설립하는 것이 최 관장의 바람이다. 최 관장은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장을 운영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꼬집으며 “수련생들이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2관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초에 중국 체험 및 한·중 태권도 시범 경연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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