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삶의 공동체’라는 표어를 내건 서울산업대 태권도부 동아리방 문에는 태권도의 강인함을 연상시키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문 안쪽에 적힌 ‘여럿이 함께라면 험한 길도 즐거워라’라는 문구를 통해 부원들의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

동아리방 한쪽 벽면에는 24기부터 32기부원의 증명사진과 이름, 학과, 연락처가 적혀있는 기수표가 가지런히 걸려있다. 맞은편 책장에는 30여년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낡은 사진첩과 역대 정기총회 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지난 7월 동문체육대회에서 보관된 사진들로 사진전을 열어 졸업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고 한다.

동아리방앞에서 부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1학기는 격파와 품새, 2학기는 겨루기 위주로 수련을 한다. 오후 4시 30분에 수련하는 것은 태권도부의 전통이다. 훈련부장이 군 입대를 했기 때문에 집행부원들이 시간을 조정해 수련을 지도한다.

태권도부의 주특기는 격파. 전국대회 26회 종합격파 우승, 27회 개인격파부문에서 이윤교(25기)가 3위에 입상했다.

김우현(31기)회장은 “격파 부문이 압도적으로 우승할 수 있는 부문이었는데, 26회를 마지막으로 대회에서 종합격파 부문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졸업생 이윤교 부원은 현재 서울시대표시범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격파 시범이 있을 때면 부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친 ‘서울지역대학동아리연합회 가을공동문화축제 벗기자’에서 태권도부는 유일하게 태권도 시범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공연 시간은 10분. 공연에 참여한 김 회장은 “학교에서 시범을 할 때와는 다르게 많은 관중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해부터 참가했는데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정기총회를 통해 차기 집행부원을 선출했다. 2001년 집행부원들은 ‘태권도부에 고함’이라는 책자를 제작했다. 집행부원들은 그 책을 통해 업무 내용을 숙지한다. 선출된 집행부원은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내달 종강총회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제니(29기)는 “전국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태권도를 통해 만났으니 그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남(25기)과 번동정신지체인보호작업시설의 인연으로 지적장애인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학기에는 2주에 1회 장애인들이 교내를 방문해 수련했다. 이번 학기에는 지도를 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전국대회는 내부 사정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차기 집행부원들이 태권도부에 애정을 갖고 이끌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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