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상생(相生)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상생이라는 단어는 보통 어려운 시기를 해쳐나가기 위해 서로가 상충되는 면을 자제하고 앞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생각으로 상호협력, 화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할 때 사용된다.

태권도계도 상생이라는 화두를 내세우며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등 3대 기구를 비롯해 모든 태권도인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과 협력을 통해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침이 마르도록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작 세계연맹에서 국제심판관련 비리 조사 착수를 시작으로 경찰의 압수수색 단행, 매스컴 보도 등 사태가 확산되자 일부 태권도계 인사들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태연한 자세로 “세계연맹도 문제점이 많으면 문 닫아야지”,“이번 기회에 연맹 사람들 다 갈아버려”, “그럴 줄 알았어. 개혁은 뭔 놈에 개혁” 등 상식 이하의 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태권도계에 무슨 좋은 일이나 있는 것처럼 웃으며 온갖 소문들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니 과연 이러한 사람들이 태권도인임을 자부하며 태권도 발전을 입에 담을 수 있는 사람들인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이번 기회를 호재(?)로 삼아 자신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개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 사태를 부추기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도 있다니 이번 사태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태권도계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 듯 하다.

소문으로는 조사와 주목의 대상이 된 세계연맹 내부에서조차 자신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며 외부에서 연맹에 대한 심한 언사를 일삼는 사람들의 작태도 들리니 과연 이러한 사람들이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

이번 세계연맹의 국제심판관리와 관련된 부정과 비리는 사실에 근거해 명확히 밝히고 이에 따른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태권도계 전체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추락의 길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태권도인들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7월 IOC 총회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참가종목으로 결정되기 위해 불안해하며 가슴 졸였던 상황이 2016년 올림픽 참가종목을 결정하는 3년 뒤 재연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는가?

태권도인들 모두 상생이라는 말을 가슴속에 새기고 나 개인보다는 태권도라는 전체를 위해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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