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이 주최한 2007세계태권도한마당과 대한태권도협회가 주최한 제3회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수원실내체육관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각각 열렸다. 참가 선수들의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장 분위기와 대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편집자>

정조대왕 ‘화성 나들이’ 재현 눈길

○…지난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한마당 개회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화성 나들이를 재현한 것이다.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 재현자들은 경기장을 한 바퀴 돌고난 후 어좌(御座)에 앉아 개회식을 끝가지 지켜봤다. 대회조직위원회 안종웅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기 태권도의 우수성과 다양한 기능성을 재확인함은 물론 ‘스포츠 시티’ 수원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라며 “무엇보다도 세계의 태권도인들이 하나가 돼 결과를 떠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값진 결실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태권도 매력에 심취한 캐나다 선수들

 ○…팀대항종합경연 해외 부문에 참가한 캐나다 선수들은 태권도의 매력에 흠뻑 빠진 태권가족. 1977년 캐나다로 이민 간 박재홍(39) 박태룡도장 사범은 가족과 도장 수련생과 함께 한마당에 참가했다.

캐나다로 이민 간 박재홍 사범 가족.

박 사범의 딸 Skylar Park(8)은 팀대항 종합경연에 참가했으며, 박 사범의 조카 Andrew Leitold(14)는 연속몸돌려후려차기 남자 중·고등부에 출전해 2등을 차지했다. 그는 “작년에는 5등을 했는데 이번에는 성적이 좋아졌지만 1등과 1점 차이로 졌다”며 아쉬워했다. 박 사범은 “훈련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지만,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 즐거웠다”며 내년에도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팀대항종합경연 해외부문 3연패

○…팀대항종합경연 해외 부문 3연패를 차지한 대만 선수단이 눈길을 끌었다. 대만도원농공고 태권도부 선수 40여명은 고성동광농공고(강원도 고성군) 태권도부 선수들과의 교류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켰다.

팀대항 종합경연 해외부문 3연패를 한 대만선수들의 모습.

대만 양건지 코치는 “참가한 경기 예선전 순서가 앞쪽이라서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한 부분이 있다. 실력 있는 선배 선수들의 기량을 후배들이 이어가고 있다”며 “팀대항종합경연 부문은 내년에 4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선수들, “태권도 시범 멋져요”

○…“사랑해요! 한마당!” 멕시코 선수 Astid Sanchez Rios(15·여)는 “한마당에 출전한 선수들의 시범은 멋지고 아름답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Adurdo Sanchez 코치와 선수들은 훈련에 도움을 준 나사렛대학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박명수 나사렛대학 태권도선교학 교수는 “멕시코 선수단은 지난 8월에 학교를 방문해 보름동안 훈련을 받았다. 한마당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에도 일주일 함께 훈련을 했다”며 “훈련을 할수록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팀 대항 종합경연 용인대 우승

○…지난 4일 열린 국내부문 팀 대항 종합경연에서는 용인대가 93.3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관련기사 4면 우측>. 연속 몸돌려차기 여성부 유지나(경원대), 청·장·중년부 조태영(경희대), 여중·고부 민현선(시나브로), 여성부와 중·고등부 높이차기 오세라(경원대·2m30), 김영찬(시나브로·2m70), 여중·고부 높이차기 최민정(한울태권도) 등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전날 벌어진 중년부 주먹격파에서는 안 슈카기(러시아)가 14장을 격파해 1위에 올랐고, 청년부 발격파 이환성(화홍경희체육관·10장), 중·고등부 창작품새 남창도장(96.66점), 공인품새 단체 K타이거즈(91.00점), 초등부 태권체조 서창체육관(96점)도 패권을 안았다.

조선대, 태권체조 3연패 달성

○…조선대 태권도시범단이 태권체조 부문 3연패를 달성했다. 조선대 시범단은 세계태권도한마당 청년부 태권체조 부문에서 용인대를 제치고 정상에 올라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시범단은 `비상'을 주제로 2분 동안 기본동작, 공인품새, 창작품새, 격파, 응용격파, 맨몸 호신술 등을 구사해 예술성과 독창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태권체조는 품새 및 5가지 필수발차기(거듭옆차기, 앞돌려차기, 뛰어옆차기, 뒤차기, 온몸돌려 후려차기)를 포함한 태권도 동작을 음악에 맞춰 구성한 것이다. 안무를 맡은 임영란 태권도학과 강사는 “동작을 나열하기보다 매년 선정하는 주제에 맞춰 동작을 구성한 것이 3연패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대회, 대회 열기 없어 씁쓸

○…세계태권도한마당 개회식에 참석한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5시에 열리는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일찍 갔다. 그러나 태권도한마당이 열린 수원실내체육관에 비해 관중들도 적고 대회 열기도 부족해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한다. 수억 원의 대회 예산을 지원한 인천시 관계자들도 코리아오픈대회의 초라한 면면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는 후문. 개회식 행사 때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동원해 체육관을 꽉 채웠지만, 그 후 썰렁한 관중석은 태권도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위에서는 “코리아오픈대회를 발전시킬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금메달 독식 종주국 위상 높여

○…한국 선수단은 사흘간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체급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고, 세계태권도체급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1개, 주니어체급에서 금메달 18개, 은메달 1,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면서 종주국의 위상을 높였다. 올림픽체급 남자 -80kg급에 출전한 장창하(가스공사)는 결승에서 강호 이란의 하미드 사라바다니를 10-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허준녕(경희대)는 올림픽체급 남자 +80kg급 첫 경기에서 2004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 호세인 나지크(이란)에게 1-3으로 패해 대회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반면 왕해리(용인대)는 올림픽체급 여자 -57㎏급 준결승에서 레이지(중국)를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 접전 끝에 수리웬을 2-1로 힘겹게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고선수 안새봄, 코리아오픈 2연패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주목을 끈 선수는 초특급 여고선수 안새봄(강화여고, 3년). 안새봄은 지난 2005년 1회 대회에서 우승한 후 지난 3일 올림픽체급 여자 +67kg에 출전, 준결승에서 왕밍리(중국)를 7-2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우즈베키스탄의 카리모바 에바냐를 공격적인 경기운영으로 12-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새봄은 <무카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간판 선수인 첸종이 나온다고 해서 조금 걱정했다. 그런데 나오지 않아 쉽게 우승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받아차기와 얼굴 발차기가 잘 적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에스원으로 진로가 결정됐다.

서성원-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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