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열린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환호성과 놀라움으로 들썩였다.

장년1부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한국의 박종범을 누르고 덴마크의 키투당(kytu dangㆍ45)이 우승했기 때문이다. 키투당은 우승이 확정되자 코치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결선에서 그는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파워풀한 동작을 자신있게 선보였다. 흘러내리는 선 굵은 땀방울은 도복을 흠뻑 적셨다.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와 경기를 하게 돼 오히려 영광스러웠다”며 자신을 낮추며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태권도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직업군인(해군)인 그를 지난 6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났다.      

키투당이 장년 1부에서 우승하자 코치와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우승을 당연시하던 한국의 품새 강자를 꺾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 한국선수를 이기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결선에서 맞붙은 박종범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다. 그와 대전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박빙의 승부였다. 한국 선수를 이기기 위한 대비책이 있었나. 
△ 7살 때부터 줄곧 태권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내 인생은 지난 37년간 태권도와 늘 함께였다. 지난 9월에 열린 1회 대회 때는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당시의 경험은 좋은 약이 됐다. 대회를 앞두고 3개월 가량 5~6시간의 강훈련을 실시했다. 여기에 이기고 지는데 따른 심리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 것도 주효했다.

- 한국의 품새 선수들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기술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뛰어나다. 분명한 것은 한국선수들에 비해 아직은 해외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 품새를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품새는 한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다. 책을 읽고 나면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품새도 똑같다. 세부동작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새의 전체적인 이해가 없이는 훌륭한 품새 동작이 나올 수 없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품새의 핵심이다.   

- 내년 품새대회에도 참가할 건가.
△ 수련을 즐기고 선수로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자체를 너무도 사랑한다. 내 몸이 따라주는 한 계속적으로 품새 대회 참가할 것이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나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 외국선수로 품새대회에 직접 참가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자신의 특색을 발휘할 수 있는 경기의 변화가 필요하다. 너무 틀에 짜여진 경기 룰은 선수 개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 개인의 특색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요구를 수용한 새로운 종목의 개발이 절실하다. 또한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의 경제여건이 받쳐주고 관련 국가 협회와 태권도관계자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한국 이외의 장소에서 열리는 품새대회는 대회 참가국과 선수들의 참여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데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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