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품새의 시대다. 최근 국내외에 각종 품새대회가 신설되고 개최되면서 품새의 위상이 높아졌다.

지난날 경쟁적인 측면이 강한 겨루기가 스포츠로 각광받게 되면서 겨루기 일변도의 경기장 문화가 형성되어 오면서 품새는 그 그늘에 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많은 겨루기 선수들이 있었지만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라 하더라도 품새를 시연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

최근 품새는 무도성과 생활스포츠로서 그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일부 국내 태권도인들과 특히 외국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각 일선도장에서는 승급, 승단에 따라 그 수준에 적합한 새로운 품새를 교육, 경기화해 국내외에는 각종 품새대회가 열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 공인된 품새대회만 해도 무려 9개. 우석대총장기대회, 여성연맹회장배대회, 전국우수도장경연대회, 대한태권도협회장배대회, 용인대총장기대회, 중고연맹회장배대회, 한국체대총장기대회, 계명대총장기대회, 경희대총장기대회 등이다. 여기에 지방에서 열리는 비공식 대회까지 포함하면 품새대회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공식적으로 처음 열린 품새대회는 대한태권도협회가 1992년 주최한 ‘태권도한마당’이다.

태권도한마당은 엘리트선수들의 겨루기 대회가 아닌 태권도 동호인들의 한마당 잔치로서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참가해 품새, 격파, 태권무, 창작품새 등 겨루기를 제외한 태권도의 모든 부분에 걸친 경연을 펼쳤다. 이 행사는 당시 일반인들의 인식 속에 박힌 ‘태권도=겨루기’라는 도식을 깨고 태권도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인식개선의 효과와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국내외에서는 크고 작은 품새대회가 생겨났고 이어 1998년 용인대총장기대회에서 고등부 품새부문을 신설하게 되면서 대학가에도 품새 붐이 일기 시작한다.

충청대는 같은 해 세계태권도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 겨루기대회와 품새대회를 동시에 열었다. 2000년에는 경희대총장기대회가 품새부문 경기를 신설, 점수 누적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환영을 받았으며 2003년에는 우석대총장기 전국품새대회가 처음으로 대한태권도협회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았다.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품새대회로는 2000년도에 춘천시에서 주최한 춘천국제태권도대회가 있다. 이 대회는 겨루기, 품새부문에서 국내외 많은 팀 등이 참가하면서 태권도 저변확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진천 화랑문화축제를 비롯해 무주 태권도공원유치기념 전국태권도품새대회가 유사한 맥락 속에서 개최됐다.

국제대회에서도 품새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4년 성남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태권도대회에서는 품새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품새대회 국제화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여성태권도의 저변확대를 위한 품새대회도 개최됐다. 2002년 경주에서 제1회 코리아국제여자태권도대회가 개최되어 겨루기와 품새부문의 경기가 함께 열렸고, 2003년에는 한국태권도여성연맹이 주최하는 여성연맹회장기전국품새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품새대회의 활성화로 2004년 11월에는 전국의 각 시도협회 관계자 및 태권도인의 관심 속에서 모든 연령과 품새종목을 아우르는 제1회 대한태권도협회장배 전국품새대회가 춘천에서 개최됐고 올해로 3회를 맞는다.

이제 국내에서는 전 세계의 품새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룬다. 지난해 프레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거쳐 올해 9월에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품새의 저변확대는 더욱 빨라질 것이며 새로운 태권도 붐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돼야 할 부분이 지적된다. 

기술에 대한 개인적 관점의 차이, 객관적이고 명확한 품새 기준, 단별, 연령별 격차를 무시한 대회 진행, 획일화된 경기방식 및 경기시간, 품새에 대한 지도자 및 선수, 심판들의 인식 및 노력 등이다.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의 품새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적사항의 개선을 위해 올해 강습회와 심판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대한태권도협회는 심판 선발기준을 높여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 하에서 판정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강습회나 교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가해 정확한 이해와 기술습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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