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6.17 월 13:21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리그' 이제 끝내라
  • 김창완 편집국장
  • 승인 2006.02.20 00:00
  • 호수 487
  • 댓글 0

세계태권도연맹 국제심판관련 비리를 놓고 김운용 전 총재 측과 현 조정원 총재 측이 한판 벌이는 싸움을 지켜보는 태권도인들의 인내심이 마침내 폭발 직전이다. 급기야 경찰이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실 압수수색 이후 태권도계의 반응은 냉소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경희대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 간의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될 경우 사태의 본질은 묻혀지고 이제 한국체대와 경희대, 김 전 총재 측과 현 조 총재 측과의 치열한 공방전만 남게 되는 셈이다.

태권도라는 목적을 내팽개친 채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그들만의 리그가 신물나게 펼쳐질 전망이다. 태권도의 명예와 태권도인들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채 말이다.

이들이 이처럼 밥그릇 싸움하는 사이에 등이 터지는 것은 세계 5천만 태권도인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해야 할 조정원 총재와 문동후 사무총장이 있다. 이번 국제심판 관련 공금횡령 의혹은 한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돼 온 것이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감사만 철저하게 했더라면 충분히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금의 사태가 뒤늦게 드러난 것은 세계연맹 감사가 그동안 형식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의 진상이 드러난 것도 연맹내부의 갈등심화로 인해 특정계파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밝혀낸 것이라 태권도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경찰이 2003년도까지 드러난 비리를 조사하기로 했던 방침에서 2001년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2003년도까지 국한된 조사에서는 특정계파의 비리혐의가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2001년까지로 확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의혹이 도사리고 있다.

조정원 총재와 문동후 사무총장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결단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굳이 경찰조사로 확대해 태권도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세계연맹이 스스로 경찰과 언론에 흘리고 이제 와서 외신보도를 걱정한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만약 지금까지 밝혀진 것 외에 새로운 비리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를 주도했던 당사자들을 반드시 태권도 명예와 이미지 실추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파문이 확산될 경우 총재와 총장 사퇴 여론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4년마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여부를 놓고 IOC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태권도 발목을 잡아온 심판판정에 이번에는 심판관련 공금횡령이 가세했다. 김운용 전 총재가 여러 가지 비리혐의로 구속되고, 이로 인해 IOC위원을 사퇴했다.

 국제적인 스포츠계 여론은 이제 한국의 무도-스포츠이자 올림픽 정식종목인 태권도가 부패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태권도와 올림픽 정식종목을 놓고 겨루는 일본의 가라데, 중국의 우슈 등 많은 종목들이 이러한 틈을 타 국제스포츠계에 로비를 펼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세계연맹 사무처 내부 갈등이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찰조사

또한 국제적인 태권도의 명예와 이미지는 물론 태권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주변정황을 고려해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처 행정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처 개별 부서에 따라 현안들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이를 적절히 조정하기 위해 사무총장이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사무총장은 사전에 조율하면 될 문제를 가지고 굳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관중삼아 기싸움을 벌이는 행태가 되풀이되게 하는 것인가.

 문제는 사무총장이 사무처의 사령탑으로서의 정책조율 기능을 제대로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본다. 사무차장 제도를 폐지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운운하며 부장 책임제로 시스템을 전환했다. 그 결과 사무차장들의 독주가 없어졌고, 권한도 지나치게 약화돼 각 부서별 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기가 어렵게 됐다.

행정기능이 분산된 시스템 하에서 사무총장의 추진력은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실무진들을 직접 진두지휘해가며 세세한 현안들을 모두 챙기고 조율해내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사무총장에게는 섬세함이 부족하고, 사무차장에게는 섬세함이 있지만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돼 있다. 요즘 그 틈새가 유난히 커 보인다. 이번 국제심판관련 비리와 전자호구 공인을 비롯한 굵직한 정책들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그 과정에서 세계연맹이 여론의 질타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시스템이 문제가 드러나면 신속하게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사무차장들의 정책조율 기능이 시급히 복원돼야 한다. 이는 조 총재와 사무총장의 몫이다.

김창완 편집국장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완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