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7월 21일 날씨 흐림 

첫 시범

모두들 가짜 모조품 시장에 관광을 떠난 사이에 우리 6명은 오전에 쓸쓸히 기숙사에 남아서 휴식을 취하고 점심에 간단하게 밥을 먹고 슬슬 떠날 차비를 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웠다. 그러나 날씨는 차츰 흐려지고 벼락까지 내리쳤다. 소나기였다.

그렇게 단비가 지나가고 승합차를 한 시간 타고 이동해서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가 홍보도 할 겸 단지 내 잔디공원에서 리허설을 가져봤다. 호응이 생각보다 안 좋았지만 뭐든지 처음에는 낯설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게 웬 말인가! 뜻밖의 장소에서의 시범이었다. 우리는 체육관을 생각했는데 정말 암담했다.

시범 장소가 커다란 쇼핑몰 앞에 행사장이 아니겠는가... 무슨 행사장이 그리 좁던가. 우리나라 같았으면 진짜 무대는 끝내주게 넓게 생긴 그런 무대여야 정상인데 여기는 좁은데다가 카펫이 깔려서 미끄럽기까지 했다. 우리는 빨리 리허설 했던 내용을 변경했고 한 가지씩 시범을 보였다. 화려한 기술이 나올 때마다 호응이 좋기는 했지만 의외로 기계체조 같은 응용 기술 격파는 호응이 별로였다.

이유는 아마도 우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오히려 마지막 위력격파가 큰 찬사를 받았다. 성우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긴 처음이었다. 시범은 그렇게 소나기 지나가듯 멍하니 지나갔다. 우리는 시범이 끝나고 그쪽에서 준비해준 저녁을 맛있게 먹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 2007년 7월 22일 날씨 맑음 

상해 임시정부 청사 앞 골목

9시 30분 기숙사를 출발하여 상해 임시정부청사로 향했다. 우리의 임시정부는 상해, 항주, 진강, 남경 등을 옮겨 다녔지만, 우리 임시정부가 청사로 사용했던 건물들의 대부분은 현재 확인이 되지 않고 있으며, 지금 우리가 임시정부 청사로 알고 찾아가는 마영로(馬營路)에 있는 3층짜리 벽돌집은 1926년부터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던 1932년까지 7년간 사용했던 건물이다.

길가에 버스를 세우고 내리자 낡은 건물들을 수리하는 공사로 주위가 어수선하다. 공사장 옆 조그만 골목으로 접어드니 빈민촌 연립주택 같은 벽돌집이 나란히 붙어있고 여자들이 수돗가에서 설거지를 한다. 세상에... 이곳이 우리 독립운동 역사의 현장이란 말인가? 수십 보를 걸어 들어가니 금색으로 도금 된 조그만 현판이 우리를 청사 안으로 안내한다.

5분 정도 상영하는 비디오 영상물을 관람한 뒤, 재구성해 놓은 집무실, 침실 등을 돌아보고 1층으로 내려오니 기념품을 판매한다. 이 임시정부청사의 복원에 대한민국 정부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돌아 나오는 발걸음을 가볍지 못하게 했다. 착잡한 마음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상해 푸동지구 관광

오늘도 날씨가 무덥다. 항구도시인 상해는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열강들의 각축장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외탄(外灘)에 들어서 있는 유럽풍의 건물, 황포강(黃浦江)을 오가는 외국 선박, 번화가의 끊이지 않는 사람들의 물결 등으로 활기가 넘치는 중국 제일의 국제도시이다. 아열대 해양성 계절풍 기후에 속하는 상해는 4계절이 뚜렷하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으며 때때로 40℃에 육박할 만큼 무덥고, 겨울에는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이 3℃정도이지만 바다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훨씬 낮단다. 거리에는 중국의 근대화를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빌딩이 빽빽하게 서 있는 반면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석조의 서양건물, 서민의 생활 그 자체를 보여주는 뒷골목이 아무런 위화감 없이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도시이다. 황포강의 동쪽인 푸동(浦東)지구는 중국정부가 정책적으로 금융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들이 마치 예술작품 같다.

>다음호에 계속

박인수 선문대학교 무도학과 3년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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