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광주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88회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를 마음을 졸이며 지켜본 사람들은 누구일까? 선수들을 가르친 코치와 감독, 그리고 학부모들일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사람들이 있다. 바로 16개 시도협회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전무이사들이다. 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여느 사람 못지않게 소속 선수들을 응원하고 독려한다. 그렇다 보니 간혹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이곤 한다.

그렇다면 시도협회 전무들의 응원 스타일은 어떨까? 전무들의 개성과 연륜, 위상에 따라 제각각이다.

박경환 전남협회 전무(가운데)와 오승철 경남협회 전무(왼쪽)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시도협회 전무들의 응원 스타일을 살펴보면 △경기장 주변에 머물면서 열성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A형 △대부분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하지만 정황상 참지 못할 경우에는 경기장에 내려와 항의하는 B형 △경기는 선수와 코치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C유형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 A형=소속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 경기장으로 아예 내려와 유심히 경기를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변호하는 스타일이다. 박경환 전남협회 전무와 오승철 경남협회 전무, 한창헌 대구협회 전무가 여기에 속한다. 주위에서는 이들에 대해 “극성스럽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열정이 있는 것 아니냐며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소속 선수들의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고함과 강한 몸짓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세게 항의하는 ‘투사형 전무’로 돌변(?)한다. 특히 박 전무는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전남대표 코치들을 불러 모아 호되게 야단칠 정도로 매섭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장 주위에서 좌중을 웃게 하는 우스갯소리도 곧잘 한다.

◇ B형=A형에 비해 좀 점잖은 스타일로 장질환 경북협회 전무와 고봉수 전북협회 전무, 이주복 강원협회 전무, 김창수 충남협회 전무, 김화영 울산협회 전무 등이 속한다. 이들은 가급적 경기장에 내려오지 않고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한다. 다만 소속 선수들의 경기가 심할 정도로 불리하게 전개되거나 편파 판정으로 패했다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경기장에 내려와 항의하는 등 강한 면모도 보인다.

고봉수 전북협회 전무가 관중석에서 내려와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C형=이들은 경기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경기는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맡기고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스타일로, 안종웅 경기협회 전무와 노순명 인천협회 전무, 박가서 부산협회 전무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경기장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태권도인은 “선수들의 경기에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태권도의 큰 틀에서 전국체전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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