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의 국제심판관련 사태가 경찰 수사까지 확대됨으로써 파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지난 7일 문동후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이 태권도 전문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국제심판관리에 관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초경찰서는 국제심판관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 의해 심판자격관리, 승급, 회계 등 부정이 발견된 세계연맹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경기 심판부와 관련된 서류 일체와 업무 관련 컴퓨터 본체까지 모두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2일 세계연맹에 국제심판 자격시험 관련 서류, 교육관련 자료, 연회비 서류 일체 및 감사자료 일체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세계연맹은 경찰의 반복되는 요구에 의해 일부 자료를 제공하면서도 특별조사위원회의 자체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봐 줄 것과 함께 조사가 끝난 뒤에나 모든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세계연맹의 국제심판관리의 문제점이 세계연맹과 태권도 자체의 이미지 손상에 막대한 파급을 우려한 나머지 취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7일 세계연맹은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 각종 매스컴들은 연맹 사태를 상세히 보도하기 시작함으로써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다. 결국 수사의 당위성에 탄력을 받은 경찰은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 한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어떤 사항도 말 할 수 없다”며“조사가 끝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4일부터 연맹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시작했고, 경찰조사가 경기 심판부이외의 범위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서 위기의식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또한 국내 각종 매스컴들도 수사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한편 보도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한편 세계연맹은 국내 언론 보도가 외신 보도까지 이어져 파장이 더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외신을 통해 이번 사태가 해외까지 알려졌을 때는 부산시 조직위 로비의혹, 박용성 회장 윤리위 제소 등 가뜩이나 한국에 대한 IOC분위기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태권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동후 세계연맹 사무총장은 국제심판관련 사태가 확산되는 점에 대해 “경찰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시점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며“ 경찰조사와는 별도로 상벌위원회와 심판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 이번 사태를 투명하게 처리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태권도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태해결에 미온적이었던 점을 들어 연대책임론의 수위가 조정원 총재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세계연맹 사무처 전 임직원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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