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 기술위원회 임원의 임기가 이달 말로 마무리된다. 조정원 총재가 현 기술위원회 임원들을 유임시킬지 아니면 부분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할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태권도계 여론은 대폭 인사 개편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현재 기술위원회 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인의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WTF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사가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WTF는 전 세계 회원국이 인정하는 규정에 의해 경기와 행정, 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따라서 WTF 임원은 당연히 각 국가협회에 소속된 회원일 때 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학연과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WTF 임원 자격의 잣대가 될 수 없다. WTF 현 기술위원회 임원들을 보면 핵심부서 인사들이 각 국가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각 국가협회와 WTF 간의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 WTF는 각 국가협회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각 국가협회에 소속도 안 된 인사를 임원으로 임명할 경우, 그 해당 국가협회의 힘을 약화시키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조 총재가 WTF가 승인하지도 않은 대회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것만으로 부족해 이제는 소속도 없는 인사를 기술위원회 핵심부서의 책임자로 임명하려고 한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이는 국제태권도연맹(ITF) 관계자들을 WTF 임원으로 위촉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어 이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태권도계의 여론이 이러한데도 WTF가 계속해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을 기술위원회 임원으로 위촉할 경우, 유사단체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조 총재는 이번 기술위원회 임원 위촉에 앞서 태권도계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WTF의 신중하면서도 명확한 자세를 기대한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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