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태권도협회 김경찬 품새심판위원장은 피곤하다. 전국 각지에서 연이어 열리는 품새 대회 탓도 있지만, 그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품새 대회를 둘러싼 각종 추문과 의혹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김 위원장의 말은 헛말이 아닌 듯하다.

서성원 기자.

최근 김 위원장은 태권도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2일 <본지> 1면에  ‘김경찬씨, 판정 개입·영향설 물의’라는 기사가 나간 후 그는 참담한 시간을 보냈다. 이를 두고 그는 “하루아침에 생매장된 기분”이라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본지>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품새 대회와 김 위원장을 둘러싼 기사에 대해 “왜 말도 안 되는 제보만 믿고 김 위원장과 품새 심판들을 매도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했고, 몇 몇 사람들은 “김 위원장과 품새 심판들의 입장은 왜 써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실(Fact)도 아니고 설득력도 없다. <본지>는 김 위원장과 심판들을 매도하고 음해하는 제보만을 가지고 기사를 쓰지 않았다. 인신공격성 제보나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 저런 말들을 액면 그대로 믿지도 않는다. 나름대로 논란의 소지가 있거나 의혹의 가치가 있는 부분만 여과해서 기사를 썼다.

또 김 위원장과 심판들의 입장을 충분히 기사화했다. 이 부분은 품새심판분과 핵심 관계자들도 인정했다. 7월 2일자와 9일자에 난 기사를 면밀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본지> 기사에 대해 “오보”라고 하는 것은 터무니가 없는 편협된 논리다. 

현재 김 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추문과 의혹은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품새를 가르쳐 돈을 벌기 위해 품새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려고 하는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체육입시’를 하고, 심판위원장이라는 자신의 직책을 남용해 이들에게 도움을 줬느냐 하는 점이다.

둘째, 자신이 운영하는 도장의 제자들을 품새 대회에 출전시키기 어려우니까 영웅, 신대안, 리라컴고 등으로 소속을 분산시켜 출전시켜 간접적으로 이들이 입상을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하는 점이다.

셋째, 자신을 따르는 심판들을 많이 선발해 암암리에 ‘라인’(계열)을 만들고, 중요한 경기에 이들을 배정해 특정 팀과 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거두도록 지시 내지 묵인했느냐 하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공인(公人)이다. 그것도 품새심판위원장을 내리 3년 동안 한 사람이다. 당연히 각종 의혹이 있을 수 있고, 시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각종 추문과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면 자신의 입장을 공식석상에서 당당하게 밝히는 것도 공인의 도리일 것이다. 그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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