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예장동 남산 기슭에 위치한 리라컴퓨터고등학교(감독 김성배·54). 이 학교는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의 산실이다.

태권도계가 배출한 최고의 스포츠 스타 문대성(동아대 감독)도 이 학교 출신이다. 문 감독 외에도 안영준, 김진희, 심혜영, 윤성희, 문미애 등 전·현직 국가대표들이 즐비하다.

이처럼 많은 국가대표선수들을 배출했지만 아직도 리라컴고 태권도팀은 배가 고픈 것인지 7월의 불볕더위 속에서도 닭똥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968년에 태권도팀을 창단, 어느새 39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리라컴고는 중고등학교연맹회장기대회 8연속 우승, 여성부장관기 3연속 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합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최근 들어서도 여고부 전성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개 대회 종합우승, 올해에도 벌써 5개 전국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성배 감독은 “현재 여자부는 전국 최강이다. A급(1진) 선수들을 출전시키면 언제든지 종합우승을 할 수 있다.

남자부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종합우승을 놓고 전국의 강호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리라컴고 태권도팀이 이처럼 최강으로 오랫동안 군림하고 있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첫째 항상 가족 같은 팀 분위기의 유지다.

선·후배 간의 체벌과 구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선배들이 아무리 귀찮더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후배들에게 시키지 않는다. 후배들이 선배들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학교를 기피하게 될 뿐만 아니라 팀의 분위기가 깨지고 성적이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내렸던 조치가 이제는 이 학교의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두 번째는 강도 높은 훈련이다. 일주일에 2~3회 학교에서 출발해 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크로스컨트리를 통해 지구력을 키우고 있다. 이는 2분 3회전 내내 쉴 새 없이 상대선수를 몰아붙이기 위한 훈련이다. 실제로 대회 때마다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체력에 자신이 붙은 리라컴고 선수들에겐 후퇴가 없다. 때문에 다른 팀 선수들이 리라컴고 선수들과 맞붙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 정도다. 또 상대선수가 리라컴고 선수를 물리치고 한 단계 더 진출해도 이미 체력을 소진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선수 영입이다. 전국 어느 곳을 막론하고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영입한다. 김성배 감독은 “팀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성적이 뛰어나기 때문에 선수 영입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훈련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선수들에게 학교는 기피의 대상이 아닌 편안하게 머물고 싶은 곳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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