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의 사무처 부정 비리와 불합리한 행정시스템에 대한 문동후 사무총장의 ‘연대책임론’이 제기돼 그 파장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 총장의 연대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측은 지난 7일 문 총장이 직접 발표한 ‘국제심판 관리에 관한 조사위원회 결과’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며, “문 총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부정 비리 사실을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심판연합회 회원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심판부와 경기부의 부정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4명의 엄중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면서 “문 총장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지난 2004년 10월부터 총장직을 수행한 문 총장이 분명히 경기부와 심판부의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테네 올림픽과 스페인 세계대회에서 각종 잡음과 의혹이 분출됐다”며 “문 총장은 재임 기간 동안 차장급 라인을 거치지 않고 심판부, 경기부의 부장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지휘 통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특별위원회 조사 위원으로 활동한 한 인사는 “심판부와 경기부의 각종 부정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문 총장은 행정 통솔을 소홀히 한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비리 관련자들의 징계 수위를 낮춰 문 총장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면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문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사무처 내에 남아 있는 ‘반(反) 문 총장 정서’도 문 총장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문 총장이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비판 여론에 대해 문 총장은 지난 7일 “도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연대책임론’이 일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 문제는) 책임의 한계를 따져서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전제한 뒤 “나에게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주위의 (부당한) 요구에 의해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변했다.

현재 문 총장을 두둔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다만 “특정 집단(사람)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문 총장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또 “조 총재가 이번 사태의 종결을 위해 문 총장의 사퇴를 종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현실적인 맥락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한편 문 총장의 연대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 측은 “문 총장이 책임을 회피할 경우, 물리적인 힘 행사도 강구할 계획”이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