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으로 가는 문대성의 항로(航路)는 과연 순탄할까?’

지난 20일 문대성(동아대 교수)이 선수 복귀를 선언하고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도전장을 던지자, 과연 3년이 공백을 딛고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문대성의 도전에 대한 태권도 경기 전문가들의 견해를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림픽 2연패가 가능하다”며 그의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는 반면에 “과욕이다. 무도한 도전”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전문가들도 많다.

우선 문대성의 선수 복귀와 올림픽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술과 담배 등을 멀리하는 등 모범적으로 생활했고, 동아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함께 훈련을 했기 때문에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대성도 “현재 몸 상태는 80%”라며 “오는 9월 실업연맹전에서 경기 감각을 살려 올림픽 대표선발전에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할 당시는 3분 3회전이었지만, 경기규칙이 2분 3회전으로 개정된 것도 그에게 이롭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규 동아대 교수는 “동아대에서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함께 운동을 했다. 또 대회 때마다 세컨을 보면서 경기 흐름과 전술을 읽는 폭이 넓어졌다. 앞으로 체력이 뒷받침되고 경기 감각을 익히면 실력이 좋은 후배들과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문대성의 성공을 예견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의 경기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대성이 1차 관문(한국대표선발전)을 뚫고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국현 한국체대 교수(KBS 해설위원)는 “냉철하게 보면, 현역 시절 문대성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월등하지 못했다. 그런데 은퇴 후 체계적으로 훈련도 하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는데, 후배들을 이겨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경기규칙에 바뀌어 2분 3회전이 된 것이 문대성의 체력 부담을 줄어들게 하는 등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체력은 지구력만 의미하지 않는다. 체력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러 요인, 즉 순발력과 민첩성, 유연성, 폭발성 등을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원동력이다. 과연 문대성이 이러한 경기적 요소를 보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대성과 함께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김세혁 삼성에스원 감독은 “과욕이다. 망신을 당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그의 복귀를 내려깎았다.

현재 국내 헤비급에는 김학환(한국가스공사), 남윤배(한국체대), 허준녕(경희대) 등 3명의 선수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현재 기량과 컨디션을 봤을 때, 문대성에게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