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80kg급에서 그리스의 니콜라이디스 알렉산드로스를 뒤후려차기 한방으로 KO 시키고 세계적인 스타가 된 문대성(31·동아대 감독)이 3년 만에 은퇴를 번복하고 선수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의 길이 열리지 않더라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체력이 소진되는 날까지 선수생활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문 감독은 과연 스타다.

WTF(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KTA(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계 3대 기구가 태권도 홍보를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외면하던 언론들이 문 감독 은퇴번복에 대해서는 지면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태권도계는 문 감독의 은퇴번복으로 인해 일시적인 현상이라 하더라도 태권도가 각종 매스컴의 초점이 대상이 됐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자 또한 문 감독 은퇴번복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태권도에 미치는 순기능적 부분이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올림픽 2연속 우승을 위해 다시 도복 띠를 동여매겠다고 결정한 그 열정과 정신도 높이 사고 싶다. 아무쪼록 문 감독이 계획하고 있는 올림픽 2연속 우승의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문 감독의 복귀에 대해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문 감독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이제 각종언론과 국민들은 서서히 문 감독을 머릿속 지우개에 의해 지워지고 있다.

따라서 올림픽 2연속 우승도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여론이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일각에서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빌미는 문 감독 본인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우선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이후 삼성은 문 감독의 은퇴를 만류했다. 1년 뒤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할 헤비급 선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당연히 선택이었다.

그러나 문 감독은 삼성의 끈질긴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내 코칭스태프와의 불화설을 일으키며 은퇴를 선택했다.

은퇴 이전 2004년 충북 진천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기권했다. 그러나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은퇴 염두 했기 때문에 기권했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4개월 전부터 올림픽을 위해 체력훈련을 실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붙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9일 뉴스전문채널인 모 케이블방송과의 인터뷰를 보면 박수칠 때 떠난 이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문 감독은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박수칠 때 떠나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지금시기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본보기가 없었습니다. 선배들을 통해서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저도 이때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고 답했다.

즉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은퇴했고, 선배로서 그만 둘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모델을 제시해주고 싶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터뷰 때까지만 하더라도 은퇴에 대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던 그가 이틀 뒤 지난 31일 그는 부산시태권도협회에 인터넷 온라인 접수방법으로 선수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4개월 전부터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 체력훈련을 했다는 문 감독의 주장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강하다. 지난달 29일 케이블방송 인터뷰에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내용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없다.   

게다가 아직 문 감독은 올림픽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최근 2년간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만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따라서 올해 안에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문 감독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대부분의 지도자들도 3년 만에 복귀 하는 그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 대학 팀의 감독은 “문 감독이 선수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경쟁상대로는 생각지 않는다. 얼마든지 제압할 준비가 돼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문 감독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긴다면 그들이 은퇴해야 할 것”이라며 문 감 독을 평가절하 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체력이 소진되는 날까지 선수로 뛰는 것 밖에 없다. 주눅들 필요도 없다. 실력으로 문대성임을 입증해보이기를 기대한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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