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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사범수기 공모 Ⅱ]
파란만장 정구광 사범의 이민 18년 (5)
태권도를 보급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 정구광 사범
  • 승인 2007.06.18 11:41
  • 호수 550
  • 댓글 0

다른 도시에 두 개의 지관을 설립했다. 이 두 지역 모두 그 고장이 생긴 이래 내가 개업한 태권도 체육관이 처음이었다. 첫 지관을 개업하고 개업 축하 시범을 했을 때는 시범이 끝나고 60명이 넘는 수련생이 가입했다.

새로 가입한 수련생들에게 줄 도복이 없어서 그 다음날 장장 4시간을 운전해 한국 사범 한 분을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비축해둔 도복을 사오기도 했다.

가라테 간판을 달지 않고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데도 가라테 영화의 흥행에 편승, 태권도가 아닌 가라테 간판을 달고 불로소득을 챙기려는 일부 한국인 사범들을 대할 때마다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 그런 사범들일수록 태권도로 국위선양을 혼자 다하는 것처럼 행세한다. 그리고는 한인 체육회나 또 주 태권도협회 회장직을 하기 위해 치열한 감투싸움을 할 때마다 나는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가 결혼하고 난 뒤 우연히 리노에 있는 UNR대학교에 갔다가 태권도를 배웠던 대학생들을 만나서 그들을 대학교 체육관에서 가르치게 되었다. 네바다 주 대표선발전까지 나가서 3명 전원이 우승했다. 그 당시 네바다 주 태권도 협회 회장인 김동석 회장은 24살밖에 안된 나에게 네바다 주 태권도 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달라고 권했지만 내가 정중히 거절 한 적이 있다.

그 뒤로도 몇 번 전화가 왔지만 그때마다 정중히 거절했다. 그 일이 17년 전이다. 김동석 회장님에게 부회장직을 거절한 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거절한 이유는 첫째 내가 부회장직을 맡을만한 자격이 안 되었고, 둘째 나는 이미 내 인생을 태권도 영화에 걸었기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제자 중에 경찰이 많이 있었는데 한번은 경찰인 제자가 내게 와서 말했다.

“65마일지역에서 거의 90마일의 속력으로 달리는 차를 법규위반티켓을 주려고 잡았는데 동양인이었습니다. 운전 하는 자의 면허증을 보니 관장님의 성씨와 같아서 티켓을 주지 않고 그냥 주의만 주고 보냈습니다.”

인간적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또 한 번은 특별 시범을 부탁받고 새벽 5시에 집에서 5시간거리인 산호세로 운전하고 가고 있는데 도중 과속운전 단속으로 걸려서 차를 세웠다.

“태권!”

갑자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경찰이 내게 거수경례를 했다.

“저는 태권도를 배우는 수련생입니다. 사범님 같은 분은 특별히 운전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범님은 많은 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야 할 임무가 있으니까요.”

“내가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경찰이 손가락으로 뒷좌석을 가리켰다. 뒷좌석을 돌아보니 내 도복과 검정 띠가 있었다.

미국 경찰은 자신의 관할지역의 시장에게도 법규를 위반하면 인정사정없이 티켓을 발부한다.

그런데 보잘것없는 내가 태권도 관장이라는 이유 하나로 또는 한국인이 자신의 태권도 관장의 성씨와 같다고 해서 교통법규를 위반한자에게 티켓을 발부하지 않는 다는 것은 정말로 신문에 기사거리로나 날 법한 얘기이다.

나는 현재 네바다 주에 있는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데 과거 태권도를 배웠던 수감자들이 나를 보고 Master(관장님)하면서 따르는 것을 보면 우리 대한민국 태권도인들이 이 머나먼 타국에 와서 태권도를 보급한 노력이 과연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구광 사범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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