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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태권도의 신음은 국기원의 책임
  •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
  • 승인 2007.06.11 15:57
  • 호수 549
  • 댓글 0

‘태권도의 신음’이라는 표현은 한겨레 21 주간지(5월 18일치)의 표지 제목이었다.

“태권도의 비약적 성장, 그리고 썩은 물”, “비리 등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귀환”이라는 표지 이야기의 소제목이 말해주듯 시방 태권도계는 다시 신음(呻吟)의 광풍이 일고 있다.

그것은 지난 달 22일에 폐막된 베이징 세계대회에서도 대회 기간에 유독 한국인(지도자)에 의해 불미한 행위가 야기됐고, 지금 세계태권도본부라는 국기원에서 신음이 도를 넘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듯하다.

태권도 이름에서 유독 도(道)를 지나치게 강조한 베이징 조직위의 대회 현수막에서 대회에 참가한 세계태권도인은 어떻게 그 드러나지 않은 의도를 받아들였는지 궁금했다.

도의 부각은 조직위의 의도적인 국수주의가 문제였고 개막식 축사에서 태권도의 기원은 중국이라는 공포는 동북공정적 역사왜곡의 의도를 드러냈다.

다시 한겨례 21 <태권도의 신음>으로 돌아가 보자.

영산대 구효송 교수는 국기원 단증과 관련해 “우리 것”이라는 인식이 태권도를 망친다는 일갈이다. 태권도가 직면한 위기의 핵심에는 국기원이 있다는 말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그렇다” “태권도는 점점 세계화됐지만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것이어야 한다는 지나친 민족주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늘 ‘한국의 것’으로 여겨졌던 세계연맹이 우리 손을 벗어나 해외로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작동한 결과다. 거기에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터져 나온 비리 파문으로 국기원의 권위가 회복 불능의 상태로 추락했다.” 는 요지다.

무엇이 세계태권도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단 말인가. 태권도는 아직도 우리만의 것이어야 하는 걸까? 우리는 결코 스스로 태권도인이라는 자부심을 숭고한 태권도 가치를 통해서 고양시킬 수는 없는 것인가? 

국기원 단증은 ‘종주국 단증이라 가치가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영속성의 보장은 우리들 노력 여하에 달려있을 듯하다.

“국기원 단증은 종주국 단증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맹은 경기단체이기 때문에 단증이 의미가 없다.” 라고 말한 국기원 이근창 기조실장의 말은 사려 깊지 못한 표현이다. 왜냐면 세계연맹 규약 제1조 5항에 따르면, 본 연맹은 태권도의 정신철학, 기술개발 및 승단사정에 관하여는 고유 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이 시행하고 있는 것을 장려한다.

이렇듯 세계연맹은 국기원의 사업을 장려하고 있으며,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필히 국기원 단증 소지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갖고 좀 더 국기원 기조실장의 말을 들어보자. “국기원이 추구하는 것은 무도 태권도이다. 국기원이 태권도를 보급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묻는다면 생각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를 위기로 몰라가는 것이 염려된다.”

양식 있는 태권도인들은 국기원의 신음을 몹시 염려의 도를 너머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는 데,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다는 논리인 듯하다. “국기원이 주로 단증 발급 업무를 많이 해 와서 비판의 소리를 많이 들었다, 인적 쇄신도 하고,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조실장의 말에 우리는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태권도의 신음이 들리는 한 우리는 잠시도 마음의 안녕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무카스 미디어 등 태권도 매체를 통해 세계태권도본산의 모습이 우리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외국인들이 태권도 종주국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점차 잃어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회오(悔悟)를 하여야 마땅하다.

국기원은 개인의 사물이 아닌 태권도인의 공적기관이기에 본연의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국기원 정관에 의하면 총칙 제1조 ① 이 법인은 고유한 한국문화의 소산인 태권도를 범국민운동화하여 국민의 체력 향상과 건전하고 명랑한 기풍을 진작시키고, ② 범세계적으로는 태권도의 전통적인 정신과 기술을 올바르게 보급시켜 국위선양을 도모함으로써 민족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태권도인은 국기원의 연구영역, 즉 태권도의 역사, 철학, 덕목 그리고 정신문화 등 결여에 위기적 상태라 인식하고 나아가 그 존재가치의 동일성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면 비정한 표현일까!

진정 국기원은 세계태권도인들이 항시 찾고 싶은 정신적 고향이요 모성애가 넘치는 요람으로 승화할 수 없는가?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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