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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관 교수의 글에 대한 답장“비생산적이고 소아병적인 행동 태권도 경기장에서 사라져야”
  •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분과 부위원장
  • 승인 2007.06.11 15:38
  • 호수 549
  • 댓글 0

“높은 산의 나무는 키가 작습니다.”

저는 생각이 류 교수와 조금 다릅니다. 심판분과 부위원장보다는 선배님이라는 살가운 호칭을 사용해 준 류 교수에게 감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하는 제 스스로의 그릇 크기와 고질적인 경기장 소동에 서글픔이 앞섭니다. <관련 글, 본지 5월 14일자>

어차피 경기장에서는 심판과 지도자의 각자 역할이 확연히 다릅니다. 지도자들은 오직 이기기 위해서, 심판들은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 존재하는 두 선수 중 반드시 한 선수를 졌다고 판정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역할을 맡은 이유로 언제나 심판과 지도자는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고 열에 한번이라도 볼썽사나운 시비거리가 생기면 그곳에는 시정잡배들의 무례함과 몰상식, 입에 거품을 문 악다구리만 있을 뿐 선배, 후배는 물론이고 예시예종을 기본으로 하는 무도정신도 간 곳이 없습니다.

나름대로 인간적인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믿었던 선후배가 그 한번의 부딪침으로 깨어지면서 인격적인 모멸감과 인간적인 배신감으로 괴로워하느니 차라리 서로 일정 간격을 두고 약간의 긴장감마저 유지 하는 것이 서로에게 특히 심판에게는 필요한 듯합니다.

해서 본인은 선배나 후배들에게 어느 순간 인간적인 상처를 주느니 그냥  심판과 지도자의 관계로만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류 교수가 언급한 일등만을 위한, 우승만을 위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토로한 것은 진위 여부를 차제하고라도 신선 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좁은 소견으로 볼 때 많은 지도자들은 오로지 그 목적 때문에 공적이던 사적이던 심판이나 협회 관계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부끄러울 뿐 입니다.

정말 이 땅의 모든 지도자들이 류 교수의 의로운(?) 외침에 귀 기우렸으면 합니다.  무릇 투쟁이란 투쟁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투쟁이라는 수단을 통해 쟁취해야 할 비전 제시가 반드시 선행 되어야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투쟁이 꿈과 희망이라는 비전이 없다면 그것은 사리사욕을 앞세운 치졸한 싸움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 태권도 경기장에서는 자신의 입장과 성적만을 위해 태권도를 욕보이는 비생산적이고 소아적인 작태는 사라져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심판들은 경기장의 주연이 아닌 조연의 역할에 만족하고 익숙합니다.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승리자인 선수와 그를 조련한 지도자들의 몫일 뿐입니다.

그들의 기쁨에 찬 환호가 심판을 향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한 패자의 원망어린 눈총과 원성을 한껏(?)  받으며 무대 뒤로 사라질 뿐입니다.

결코 지도자들이 걱정하는 막강한(?) 권력을 남용 하거나 과시 하는 일은 지도자들의 기우 일 뿐입니다. 경기규칙에 근거해서 집행한 심판의 판정이 지나치게 막강하고 절대적이라는류 교수의 약간은 부정적인 지적은 태권도경기의 근간을 부정하는  예민한 사안이라 생각되기에 제고를 부탁드립니다. 

경기의 판정은 심판만이 부여 받은 고유의 업무이고 그 판정은 최종적이며 절대적이고 존중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본인처럼 인격적인 수양이 모자라서 막강한(?) 권력으로 경기를 중단시켜서 지도자들을 가슴 아프게 한 부분은 지탄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일등 못한 선수, 우승못한 팀, 국가대표 배출못한 팀, 입상 한번 못한 선수, 이들의 처지가 심판들 때문이라고 믿고 싶은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류 교수의 ‘용감무쌍’은 충분한 대리만족이 될 거라 생각 되지만 결국  상처는 고스란히 넘어진 사람의 몫 일 뿐입니다.

한때는 류 교수의 ‘용감무쌍’을 순수한 열정으로 받아 드렸고  꾸밈없는 용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서로 인정해야 할 마지막 믿음마저 무너져 가고 있음이 가슴 아프고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더 넓은 하늘을 가르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하늘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손가락 끝만 보고 있지는 않는지요? 심판들 역시 늘 정정 당당함을 역설 하지만 자신의 양심 앞에 또 바람처럼  흘러 지나가는 소문 앞에 얼마나 진실 할 수 있는지요?

우리 모두가 풀고 갈 문제가 태산 만큼인데 작은 티끌 때문에 발목이 잡혀서 서성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지혜로운 태권도인들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졸필을 줄이면서 류교수의 애정 어린 지적이 본인은 물론 포청천을 꿈꾸는 많은 심판들을 좀 더 성숙케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추후에도 건설적이고 희망적이며 상호발전적인 지적은 언제든지 받아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분과 부위원장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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