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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사범 수기 공모 Ⅱ]
파란만장 정구광 사범의 이민 18년 (4)
Jung's USA 태권도 체육관개업
태권도 시범 선보여 단 하루만에 50명 관원 확보
  • 정구광 사범
  • 승인 2007.06.11 15:32
  • 호수 549
  • 댓글 0

아내와 나는 결혼식을 마치고 아내가 살고 있던 네바다 주에 정착하기로 했다. 아내에게 태권도에 대한 현실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시킨 다음 본격적으로 태권도 영화 시나리오 집필에 들어갔다. 아내는 임신을 해서 배는 불러오고 젊은 남편은 태권도 영화에 미쳐서 1년째 일은 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쓴다는 소문이 한인들에게 퍼졌다.

젊은 사람이 만식이 된 아내를 일을 보내며 집에서 빈둥빈둥 논다는 소리가 결국은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그러나 나는 그런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한국에 나가서 영화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필요한 책들과 영화시나리오 쓰는 방법에 대한 모든 책을 구입했다. 미국에 다시 돌아와 보니 아내는 남편 없이 아들을 낳았고 공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하고 나서 2년 동안 태권도 영화 시나리오에 전념하다보니 아내는 돈 한 푼 벌어오지 않는 남편에게 지칠 대로 지쳐 버렸다. 게다가 아내가 힘들게 벌어 오는 돈마저 번역비로 다 써 버려서 자주 다투게 되었다. 결국은 방까지 따로 쓰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굴하지 않고 시나리오 작업에 골몰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내가 미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우연히 읽었던 이현세 작가의 만화책『지옥의 링』이었다.

그 다음날 나는 무작정 네바다 주 리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약 10시간 거리인 LA에 있는 코리아 타운으로 갔다.

LA에서 가장 큰 한국 만화 서점에 가서 『지옥의 링』이라는 만화책을 구입하여 같은 날 다시 10시간을 운전하여 리노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나는 한국에 있는 큰형님에게 전화하여 3천불만 빌려 달라고 했다. 아내와 아들을 두고 형님이 빌려준 3천불과 『지옥의 링』만화책 4권을 가지고 무작정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한국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찾았다. 중부 캘리포니아 지역인 한로드라는 인구 3만2천명이 모여 사는 작은 도시를 찾아 태권도장을 개업했다.

나는 지금도 확신한다. 만화책 『지옥의 링』의 스토리를 조금 바꾸어 태권도 영화를 만들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아내와 아들을 남겨 두고 태권도 영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미련 없이 떠난 것이다. 

태권도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기 전에 먼저 『지옥의 링』의 저자인 이현세 작가에게 양해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단 모든 일이 잘되면 그때 가서 양해를 얻기로 하고 『지옥의 링』의 스토리를 태권도 영화 스토리로 바꾸었다.

내가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많은 책을 읽어 그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내 나름대로 어투와 행동, 대사들을 바꾸었다. 장소와 배경도 미국으로 하고 주인공과 몇몇 캐릭터만 한국 사람으로 하고 전 캐릭터를 미국사람으로 바꾸었다.

내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미국 현지에서 제작되지 않는 영화는 세계무대위에 서기가 힘들기에 반드시 세계 첫 태권도 영화는 미국에서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까지 나의 확고한 신념이다.

아내도 자식도 뒤로하고 단돈 3천불과 『지옥의 링』만화책 4권을 달랑 들고 Jung's USA 태권도체육관을 개업했다. 3개월이 지났을 때 40여 명의 수련생이 모였다.

개업기념 태권도 시범을 보였는데 그날 단 하루 만에 약 50명의 관원이 입관했다. 결국 체육관을 개업한지 6개월 만에 3천불을 들여서 2만 불의 현찰을 손에 쥐게 되었다. 영어도 몇 마디 못하는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아내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체육관에서 먹고 자며 세계에서 첫 태권도 영화를 내 손으로 만든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내가 체육관을 개업한 곳은 그 고장이 생긴 이래 태권도라는 게 소개된 적이 전혀 없었다. 도장을 개업하기 전에 태권도 간판을 달고 도장을 꾸미고 있는데 미국인들이 와서 중국 식당 할 것이냐고 물어 볼 정도로 태권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고장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정구광 사범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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